예레미야 선지자는 흔히 눈물의 선지자로 불린다. ‘예레미야와 함께 울다’는 정릉감리교회 한희철 목사가 읽어낸 예레미야서다. 한 목사는 사물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통해 자기만의 글밭을 일궈온 목회자다.
그는 대한성서공회에서 1964년 펴낸 ‘관주 성경전서 간이국한문 한글판’의 예레미야서를 기초 본문으로 삼고 여러 성경 역본을 비교하며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뽑아낸다. 가령 예레미야 2장 9∼13절 중 ‘너 하늘아 이 일을 인하여 놀랄지어다 심히 떨지어다 두려워할지어다’와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생수의 근원 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지 못할 터진 웅덩이니라’는 두 문장을 개역개정, 새번역, 공동번역, 메시지 성경 등과 비교해본다. 그 후 “생수의 근원인 하나님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제 스스로 웅덩이를 판 백성들, 터진 웅덩이를 샘으로 삼은 백성들, 그들의 모습은 하늘도 새파랗게 질려버릴 일이었다”며 “하나님 대신 하나님의 축복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바알을 선택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뻔뻔한 우리들, 그야말로 하늘이 새파랗게 질려버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썼다. 이런 식으로 예레미야서 전체 52장 1364절 중에서 41장의 179절을 선택, 각 구절을 깊이 묵상하고 음미한다.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와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가 쓴 추천의 글이 전체적인 책 읽기에 도움을 준다. 김 목사는 “한 목사의 예레미야 읽기에 동참하려는 이들은 일단 하나님 말씀에 대한 모든 선입견을 내려놓는 편이 좋을 것 같다”며 “성경 해석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는 이들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주체가 되기보다 성경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가늠해보려는 이들, 자기 삶을 새롭게 정위해보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김나래 기자
여러 번역본에 비춰 예레미야서의 행간을 읽다
입력 2018-11-23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