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사랑의 바자회 열어 2400여명 개안수술비 지원

입력 2018-11-22 21:55
부산 동래중앙교회 여선교연합회 김영란 전 회장·회계 박경산·회장 김성애 권사와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법인이사 최루톤 목사(왼쪽부터)가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등촌로 실로암안과병원에서 좌담을 하고 있다.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부산 동래중앙교회(정성훈 목사)는 1981년부터 37년간 ‘사랑의 바자회’를 통해 2400여명의 개안수술비를 지원했다. 교회를 건축할 때 1년을 제외하고 매년 10월 바자회를 열었다. 교회 마리아여선교회가 주관하고 여선교회연합회가 주최했다.

그 주역들을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등촌로 실로암안과병원에서 만났다. 병원 법인이사인 최루톤(한양교회) 목사의 사회로 여선교회연합회 김영란(전 회장) 김성애(회장) 박경산(회계) 권사와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로부터 그간의 소회를 들었다.

-최루톤 목사=사랑의 바자회는 어떻게 진행했나.

△김성애 권사=가정에서 물품을 모으고 빈대떡, 호박죽 등 먹거리를 만들어 팔았다. 공장과 시장에서 물건을 사다가 팔기도 했다. 초기에 마리아여선교회 임원들이 남대문 시장에 가서 ‘물건은 싸게 공급해달라, 재고를 맡아달라, 물건 값은 후불로 하겠다’고 했는데 상인들이 바자회 취지를 듣고 흔쾌히 허락했다. 당시는 고속철이 없을 때라 임원들은 밤새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부산으로 운반했다.

-최 목사=사역을 시작한 고 신동혁 목사는 어떤 분이었나.

△김영란 권사=교회는 세상의 소금이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착한 빛이 돼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1995년 울산 대현교회에서 설교하다가 심장마비로 소천했다.

-최 목사=현 정성훈 목사를 소개해 달라.

△김성애 권사=1997년 신동혁 목사 후임으로 왔다. 다음세대에 관심이 많다. ‘미래의 지도자를 키우자’는 비전으로 ‘예람비전센터’를 2009년에 먼저 세우고 2015년 본당을 건축했다. 2016년 예람신학연구소를 세워 부산지역 성도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작년에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맡았다.

-최 목사=개안수술비 지원을 하면서 교회도 많은 은혜를 받았을 텐데.

△박경산 권사=9∼10월만 되면 신앙 생활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전화가 온다. 사랑의 바자회가 언제 열리는지 묻는 전화다. 그만큼 지역 주민과 가까워졌다고 자부한다. 또 우리 교회는 선하고 아름다운 일을 많이 하는 교회로 소문이 났다. 덕분에 교회가 크게 부흥해 출석성도가 1400여명이 됐다.

-최 목사=김선태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평생 헌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 있다면.

△김선태 목사=먼저 동래중앙교회 성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늘 느끼지만 이 교회 성도들은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 있다. 이런 교회가 없다. 또 안산 사는 한 시각장애인이 생각난다. 그는 자신도 어렵게 살면서 생활보조금을 모으고 만기 보험금을 찾아 개안수술비로 내놨다. 실로암안과병원이 4층 건물로 개원했을 때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이를 보고 자신의 차를 팔아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줬다. 이런 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지금까지 3만50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눈을 떴다.

-최 목사=최근 실로암안과병원 학술연구원을 개원했다. 또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김 목사=실로암안과병원에 ‘저시력 치료센터’가 필요하다.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 약물치료나 수술을 해도 일상생활이 힘든 저시력 환자들 회복시키는 시설이다. 공간, 장비, 전문의사, 기술자가 있어야 한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 이를 돕겠다는 분이 계시면 연락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