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쏙 잡히는 책]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의 고난 앞에서 믿음이 흔들린다면…

입력 2018-11-23 00:03

성경의 소예언서 중 하나인 하박국은 3장으로 짧지만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다. 환란과 고통 속에서도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는 담대한 선포를 들려준다.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어도∼(합 3:18∼19)”로 시작하는 찬양으로 친숙하지만 한국교회 강단에서 자주 선포되는 본문은 아니다.

144쪽 분량의 짧은 이 책은 서울 성천교회의 청년 담당 배정석 목사가 청년들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하박국 강해서다. 하박국은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하기 직전, 온 나라가 악으로 가득찬 시기에 외쳤던 선지자다. 유다를 구원해달라고 기도했지만 바벨론에 의한 멸망을 예고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묻고 따지며 다가올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저자는 그런 하박국 선지자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현실 문제에 부딪혀 내가 가진 믿음이 보잘 것 없다고 자책하며 하나님을 계속 믿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하나님을 향해 “어느 때까지리이까”라며 묻고 따졌던 하박국처럼 우리 또한 이런 신앙의 방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좌절과 고민, 몸부림 끝에 비로소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계획을 마주할 때, 비로소 감격의 찬송을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순된 현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보면서 우리의 믿음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박국도 얼마나 몸부림치고 뒹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시간을 허락하십니다. 왜냐하면 이런 시간을 통과하지 않으면 우리는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날개가 있어도 날 수 없는 것입니다. 날아야 하는데 날 힘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을 통해서 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하십니다.”(40쪽)

내가 처한 현실의 모순 앞에서 씨름하며 성경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