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설교] 콩자루 교회와 메주 같은 교회

입력 2018-11-22 00:07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6∼27)

사도 바울은 하나되지 못하는 고린도교회를 향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나가 되라고 설파했습니다. 몸은 각각 지체들이 이루고 있지만 결국은 한 몸이듯이 교회는 성도 하나하나가 지체의 역할을 감당하지만 하나의 몸이 돼야한다는 것입니다.

본문 12절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어느 부흥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콩자루 같은 교회가 있고 메주덩어리 같은 교회가 있습니다.” 자루에 들어 있는 콩은 한 덩어리같이 보이지만 자루에서 쏟으면 한 알 한 알 뿔뿔이 흩어져 버립니다. 반면 메주덩어리는 자루 안에 있든 자루 밖으로 쏟아 내든 그냥 하나의 덩어리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교회에 속해 있지만 성도 한명 한명이 각자 소리를 내는 교회가 있고, 다양한 성도들이 모여 있지만 한 목소리를 내는 교회가 있습니다.

이 시대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같이 개성도 강하고 자기 생각도 분명하기 때문에 공동체가 하나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교회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이기에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교회만큼은 메주같이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뛰어넘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를 향해 외친 말씀도 ‘메주 같은 교회’가 되라고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신학교 4학년 때 개척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동탄시온교회는 이 시대의 메주 같은 교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매년 21일간 진행되는 ‘새벽기도 총진군’입니다. 새벽기도 총진군은 ‘가을 새벽기도 축제’로, 전 성도 100%가 도전하는 새벽기도입니다. 올해도 10월 8∼28일에 진행했습니다.

새벽기도 총진군 동안은 돌도 안 된 갓난아기부터 100세 가까운 어르신까지 모두가 한마음이 됩니다. 21일 동안 이른 새벽에 유모차 부대가 줄줄이 교회를 향해 옵니다.

유치부와 유년부(1∼2학년), 초등부(3∼4학년), 소년부(5∼6학년), 중등부, 고등부 학생들이 줄지어 옵니다. 청년부, 장년부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새벽기도가 낯선 외국인까지 함께 새벽을 깨웁니다. 이 기간 부득이하게 멀리 머물게 된 교인들도 기꺼이 달려옵니다. 평창에서까지 이 거룩한 여명의 축제에 동참합니다.

사실 21일간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약한 아이들이 코피가 터지는 일은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코를 휴지로 틀어막고 오고, 다리가 골절됐어도 목발을 짚고 오는가 하면, 열이 펄펄 끓어도 해열시트를 이마에 붙이고 옵니다. 정말이지 누가 보아도 놀랍고 감동되는 ‘21일간의 거룩한 기도의 행진’입니다.

새벽기도 총진군 21일 동안 동탄시온교회 교인들은 기도만 심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하나님께 자녀들의 이름으로 ‘비전 씨앗’을 심습니다. 아이들도 직접 정성을 드립니다. 올해는 특별히 모두가 뜻을 모아 인도네시아 지진피해 성금으로 1216만 2300원을 보냈고,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에 각막이식 수술비를 지원했으며 비전교회들의 섬김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매년 감동받고 감탄하게 되는 놀라운 새벽기도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저의 작은 바람은 많은 교회들이 새벽기도 운동에 동참하고 사도 바울이 외친 메주 같은 교회 하나됨의 교회가 되어보기를 소망해봅니다.

하근수 동탄시온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