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철도정책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나타났다. 이 지사는 옅은 미소를 띤 채 차에서 내렸다. 트위터 ‘혜경궁 김씨’ 계정 논란과 향후 거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신 “철도정책에 관심이 많은가보다. 각별히 관심을 가져 달라”는 농담을 던지고 태연하게 세미나 장소로 이동했다. 이어 세미나 참석자들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흔들리지 않고 도정 업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이 다시 쏟아지자 이 지사는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나 관심을 가져 달라” “국민들의 삶을 해치는 부정부패에 이만큼 관심을 가지면 얼마나 좋겠냐”라는 엉뚱한 답변만 내놓고 국회를 떠났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대형 정치 스캔들로 번지면서 당초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이 지사와 경쟁하며 트위터 계정 문제를 공론화했던 전해철 의원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언론을 통해 ‘당황스럽다’는 입장 정도만 표명했다. 전 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했다가 지난달 “당내 통합을 저해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고발을 취하했다.
다른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도 “이미 당의 입장이 나와 있지 않느냐”며 “이 사안과 관련한 개인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 지사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김진표 의원도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다.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지사 출당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제 생각은 이미 전당대회 때 말씀드렸다”면서도 “당이 결정을 성급히 내리면 분열을 극대화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웃는 얼굴과 국회 온 이재명, 말 아끼는 전해철
입력 2018-11-20 18:38 수정 2018-11-20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