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환아이텍㈜ 본사에서 만난 유창수(45) 대표의 집무실에는 말씀 액자가 눈길을 끌었다. 그 위엔 나무로 만든 십자가가 있었다. 이쯤 되자 책상 위에 놓인 지구본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지구본에 손을 얹고 세계복음화를 위해 날마다 기도할 것 같았다.
집무실 분위기는 여느 교회 목양실만큼 경건했다. 그에 대비될 만큼 유 대표는 유쾌했다. 그가 “여기가 곧 교회다. 비즈니스가 곧 미션이라는 생각으로 사업한다”고 말할 때 어딘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금세 그의 진정성을 발견했다. 그는 뭐든 시작하면 열정을 갖고 꾸준히 했다.
유 대표는 조금 늦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 옥시덴탈대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다 교환학생으로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을 다녔다. 1996년 그곳에서 요도바시 도쿄요한교회의 한 순장을 알게 됐고 그 순장을 통해 예수를 영접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강남금식기도원에서 성령을 받았다. 이후 2002년부터 매일 지인 4000여명에게 성경 구절을 메일로 보내고 있다. 올해 17년째다.
2007년부터 경기도 성남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에 출석하고 있고 2010년 한국기독실업인회(CBMC)에 가입해 9년째 활동하고 있다. 현재 청년들 위주로 조직된 YCBMC에서 활동 중이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시작해 올해 말에는 목회학 석사과정을 졸업한다.
또 2011년부터 기아대책을 통해 국내 41명, 해외 69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선교지에 교회, 고아원, 유치원도 세우고 있다. 캄보디아 껀달주 로가점렁교회, 필리핀 만달루용 드림교육센터, 남수단 아고조 고아원 등 현재까지 20여개 시설과 교회를 설립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방식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매년 1억∼2억원의 장학금을 준다. 남수단선교연합, 국제의료봉사회, 뉴라이프미니스티리 등을 통해 선교를 후원하고 난민 구제 사역도 한다.
유대표가 경영하는 유환아이텍㈜는 영상시스템 분야 선두 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선교 및 빈민 구제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프로젝터, 전자칠판, LED 전광판을 판매하는 유환은 지난해 1∼9월 영상시스템 정부조달 업계 1위, 교계 누적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국내외 아동 100여명을 돕고 있다.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선교지 곳곳에 교회도 세우고 있다.
유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순이익의 10%를 어려운 이들을 위해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일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2016년 ㈔‘러브인어스’를 설립했다.
유 대표는 사업가로서도 최선을 다했다. 유환은 2006년 설립했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LG전자 및 한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근무하다 사업을 시작했다. 유환은 일본 파나소닉과 카시오 프로젝터 한국 총판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요즘은 프로젝터를 1년에 거의 1만대씩 판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영락교회 등 전국 2만여 교회에 영상시스템을 설치했다. 정부 부처에는 전자칠판, 전자교탁, 교육용 3D프린터 등 교육 기자재를 조달한다. 최근엔 고품질과 철저한 국내 AS를 내세워 LED 전광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내 선교 활동도 눈에 띈다. 사내 예배는 기본이다.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30분간 본사 직원 10여명과 예배를 드린다. 직원은 본사, 대전 지사, 성남공장을 포함해 40여명이다. 그는 직원들을 살뜰하게 섬긴다. 회사가 직원들의 자기개발비를 100% 지원하고 회사 차량을 개인 차량처럼 사용하게 한다. 명절에는 전 직원에게 갈비세트를 선물로 보낸다. 인터뷰에 동석한 여진수 마케팅 팀장은 “요즘 갈비세트 크기가 작아져서 부모님이 회사에 별일 없느냐고 걱정을 하신다”며 웃었다. 유 대표가 이 말을 받아 “그런 데 관심 갖지 말고 교회를 다니세요. 여 팀장에게 함께 교회 가자고 1000번은 이야기한 것 같은데 대표 말을 귓등으로 듣는다”고 농담을 했다.
유환은 사업과 사역 양쪽에서 새로운 비전을 갖고 있다. 사업에선 유환아이텍의 영문 약자인 ‘UIT’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UIT를 유비쿼터스 인티그레이티드 테크놀로지(Ubiquitous Integrated Technology)의 첫 글자와 연결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각인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브랜드에 맞게 영상 하드웨어, 솔루션, 콘텐츠 등을 통합해 기업, 가정, 교회 등에 원스톱으로 토털 영상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창업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 세계 극빈 아동들을 위해 100곳에 교회 및 학교를 건축하는 것이 유 대표의 꿈이다. 현재까지 지원한 선교지를 방문해 선교지 소식과 이를 돕는 선교사들 모습을 담아 책(러브인어스)으로도 낼 계획이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믿음의 기업을 찾아서-유환아이텍] 교계 영상 시스템 누적 판매량 1위…국내외 선교·구제활동도 ‘선두’
입력 2018-11-20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