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찰, 진실보다 권력 택해”… 경찰, 계정주 입증 자신감

입력 2018-11-19 18:34 수정 2018-11-19 23:29
사진=뉴시스

이틀간 두문불출했던 이재명(사진) 경기지사의 일성은 수사에 대한 항변이었다. 향후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을 통한 진실공방을 예고한 셈이다.

경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부인 김혜경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자택에 머물렀던 이 지사는 19일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경찰은 그게(트위터 계정주) 이재명의 아내라고 하는데 목표를 정하고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라”면서 “죄 없는 제 아내와 저의 가족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저열한 정치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성과로 저열한 정치공세에 대해 답해 드리겠다”고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모든 내용은 재판 과정을 통해 법원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 측과 경찰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전날 이 지사가 SNS에 김씨 변호인과 경찰 중 누구의 주장에 공감하는지를 물어본 투표는 참여자 3만8000여명 중 81%가 경찰에 공감한다고 투표했다.

앞으로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과 이 지사 측의 공방이 예고돼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라고 경찰을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검찰은 김씨가 문제의 트위터 계정 주인이라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트위터·카카오스토리의 게재 여부와 사진을 캡처한 시각 등의 증거만으로는 김씨가 계정 주인임을 확증하기는 쉽지 않다. 김씨 측은 이 부분을 들어 “수사 결과는 전적으로 추론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김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그리고 정황증거 외에 트위터 계정의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등이 향후 진실공방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16년 7월을 전후해 김씨가 사용했던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아이폰 모두 현재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제출할 용의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점이 편하긴 하다”면서도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왜 7개월 동안 요청을 안 했는지 당황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증거인멸 논란과는 별도로 수사기관이 계정 활동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활동 내용을 근거로 계정주를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검찰 수사의 핵심은 휴대전화 외의 방법으로 트위터 계정의 주인을 어떻게 확인하느냐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부인 김씨 명의로 트위터 본사에 계정주를 밝혀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 계정은 제 아내의 것이 아닌데 어떻게 물어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경찰은 트위터 계정의 주인을 김씨로 확정하는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트위터 본사에서 해주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계정 주인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없어도, 트위터 본사에서 확인해주지 않아도 문제의 계정 주인을 밝혀낼 수 있을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