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가 존 낙스의 말입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이곳 풍남문에서 평화통일 기도회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마이크를 잡은 전북 기독교교회협의회(NCC) 소속 국산 목사의 입에서 허연 입김이 나왔다. 기온이 3도까지 떨어진 18일 오후 6시 전북 전주 풍남문광장. 어둠이 내려앉은 시멘트 바닥에 촛불이 하나둘 켜졌다. 전북NCC 평화통일위원회를 맡고 있는 전주향린교회 국 목사를 비롯해 전북NCC 총무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갈릴리교회 강훈식 목사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전라교무구 총사제인 노기보 신부 등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 9월부터 매 주일 오후 6시 풍남문 앞에서 열리는 ‘평화통일 일요기도회’ 현장이다.
10여명이 모여 찬송가 582장 ‘어둔 밤 마음에 잠겨’를 부르며 기도회를 시작했다. ‘어둔 밤 마음에 잠겨/ 역사에 어둠 짙었을 때에/ 계명성 동쪽에 밝아/ 이 나라 여명이 왔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빛 속에 새롭다/ 이 빛 삶 속에 얽혀/ 이 땅에 생명탑 놓아간다.’ 쌀쌀한 날씨로 손이 곱아 주보를 들기 힘들었지만 찬송 소리는 우렁찼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은퇴해 여든을 앞둔 황민주 전주 여울교회 원로장로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과 북이 힘써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통일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이곳 광장에서 기도회가 이어지도록 도와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노 신부는 ‘하나님 나라와 통일’이란 주제로 설교했다. 노 신부는 “통일이 강대국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 회복으로서의 통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NCC의 평화통일 기도회는 옛 동독 라이프치히의 성 니콜라이교회 평화통일 기도회를 본으로 삼았다. 성 니콜라이교회는 1982년 9월부터 89년 11월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기도회를 열어 베를린장벽 붕괴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국 목사는 “통일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라며 “기도란 나를 쳐서 하나님 뜻에 복종시키고 하나님이 뜻하신 일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빌고 다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NCC는 예장통합을 주축으로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5개 교단이 소속돼 있다. 전주 군산 김제 일대 소속 교회들이 돌아가며 평화통일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 목사는 “1차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이어 남북 간 자유왕래가 성사될 때까지 기도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통일 되는 그날까지 풍남문서 평화통일 기도회”
입력 2018-11-20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