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복음을 알고 열심히 살면서 물질적 풍요를 얻었습니다. 선교지를 돌아볼수록 ‘아, 대한민국이 예수 믿고 정말 복을 받았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스피린 한 알이면 한 생명이 살고, 침술에 아픈 사람이 벌떡 일어나는 기적을 선교지에서 체험하곤 했습니다. 제가 태어난 해가 6·25전쟁 발발 이듬해인데 총 맞아 죽고, 굶어죽고, 얼어 죽던 때였지요. 예수님 은총 아니고 오늘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김맹회(67·레드파인650안흥 대표) 목사는 ‘한강의 기적’ 시대를 살아온 표본 인물에 해당한다. 월남전 참전 용사이기도 하다. 다만 그는 성령의 인도 아래 목회자가 됐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런 그가 최근 심혈을 쏟는 사역이 있다. 숲에서의 마음치유이다. 그는 사역 대부분의 시간을 치유선교사로 선교지에서 보냈다. 그리고 3년여 전부터 강원도 횡성 해발 650m 풍취산 자락에 기도처를 마련, ‘마음이 병든 자’를 위해 살기로 했다.
“육신의 병은 공동체가 힘을 합해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됐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사회 속에서 각자 안고 있는 스트레스는 우리를 서서히 병들게 해요. 시편 6편 2절 말씀에 ‘여호와여 내가 수척하였사오니 긍휼히 여기소서 여호와여 나의 뼈가 떨리오니 나를 고치소서’라는 구절이 있어요. 수척하다는 얘기가 몸이 야위었다는 것인데 그 원인은 근심 때문이죠. 조직과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해야겠죠.”
김 목사는 지난 25년여를 중국 지린성 옌지를 비롯한 동북3성, 필리핀, 태국 등의 오지에서 ‘청지기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치유선교에 힘썼다. 침 뜸 부항 마사지 등의 대체의학을 가지고 양로원 고아원 빈민촌 등을 다니며 손길을 펼친 것. 선교지에서의 안전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태극권을 배워 세계선수권대회 외국인 부문에서 메달을 따기도 했다.
“8년 동안 매일 밤 코피를 흘리던 소년, 7년째 휠체어를 타던 스물일곱 청년, 마약류 약초 복용으로 두통을 호소하며 잠을 못 자던 노인 등을 신유의 은사로 고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은사로 교회가 성장하고 복음이 널리 퍼지죠. 한데 한국에 들어올 때면 늘 눈에 밟히는 게 있더라고요. ‘빨리빨리’ 사는 가운데 수척해지는 우리 모습이었죠.”
그는 기도 응답 끝에 치유선교사를 마감하고 귀국해 지경을 넓혔다. 강원도 횡성 70만㎡ 부지에 ‘숲치유센터’를 조성하고 하나님이 주신 자연 속에서 묵상치유 받도록 하는 비전을 갖게 된 것이다.
“하나님 앞에 꾀부리자면 ‘저 은퇴선교사이니 평안히 살게 해 주세요’라고 해도 됩니다. 한데 지하철, 버스에서 마주치는 얼굴마다 희락이 없어요. 왜 일까요. 하나님 품 안에서 말씀 부여잡고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가기만 하기 때문이죠.”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숲의 묵상에 임재하시는 치유의 주님 만나 보세요”
입력 2018-11-2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