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판단을 내리고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7개월여 동안 수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 지사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검찰 기소후 대법원에 의해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도 적용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공방 성격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가 먼저 경찰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수사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사익을 위해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행위”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는 글들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경찰을 적폐로 몰면서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자신의 지지도를 믿고 그러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공직자로서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거나 무시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재판에 임해야 한다.
경찰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수사했고,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 등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린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이어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 또 이 트위터 계정 개인정보가 김씨의 개인정보와 일치한다. 트위터 계정 주인이 안드로이드폰에서 글을 쓰다가 특정 시점에 아이폰에서 글을 썼는데, 김씨 역시 같은 시기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도록 경찰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송치 후에도 경찰 수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다. 재판에서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이 트위터 계정은 이 지사에게 방해가 되면 무차별 공격해 왔다. 그동안 이 지사 친형을 비난한 것부터 시작해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비난하는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경기지사 경선 당시에는 이 지사 경쟁자인 전해철 의원 등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이 지사와 관련된 갖가지 저급한 의혹들이 떠돌고 있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김부선씨와의 불륜 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 조폭 연루설 등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1300만명이 사는 경기 도정에 관한 소식은 추문과 의혹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만일 ‘혜경궁 김씨’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 지사는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 거짓말로 국민들을 기만한 책임은 엄중할 것이다.
[사설] 이재명 지사, 여론전 중지하고 차분히 재판 임해야
입력 2018-11-19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