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가 수험생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자신이 쓴 답을 적어 나올 시간마저 부족할 정도여서 수능 이후 입시 전략을 짤 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과목도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대세다. 2017학년도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수능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들쑥날쑥한 난도로 수험생을 골탕 먹였던 수능이 ‘변별력 있는 까다로운 시험’으로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국어, 독서파트 특히 어려워
지난해 수능(표준점수 최고점 134점)보다 어려웠던 건 분명해 보인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에 달해 매우 어려웠다는 6월 모의평가보다도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어려운 문제가 11번부터 계속 이어진다. 지문과 보기 모두 어려웠다. 무엇을 물어보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음운론 중 모음체계를 다룬 11번 문항은 문제의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출제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독서 파트가 특히 어려웠다. 입시 전문가들은 31번을 최상위 변별력을 가르는 ‘킬러문항’으로 꼽았다. 서양의 우주론을 다룬 이 문제는 EBS 교재와 연계된 문제였지만 지문이 길고 보기의 정보량도 많아 풀이 과정이 복잡해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논리학을 다룬 42번도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첫 교시에 받은 심리적 충격은 다른 영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게다가 출제 당국의 실수로 문제를 풀기 전 오·탈자까지 수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지난 15년간 최고로 어려웠던 국어 시험으로 보인다. 6, 9월 모의평가와 수능 난이도가 널뛰기해 수험생이 애를 먹었을 것”이라면서 “문·이과를 막론하고 국어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 킬러문항 쉽게 출제
주요 사설 입시기관의 분석이 다소 엇갈리지만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이과 수학인 가형은 지난해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130점, 1등급 구분점수는 92점이었다. 9월 모의평가는 표준점수 최고점 131점, 1등급 구분점수 91점이었다. 킬러문항 난도가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남 소장은 가형과 관련, “소위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21번, 30번이 지난해 수능 및 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 평면벡터의 기하적인 접근법으로 해결하는 29번 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익숙한 유형”이라며 “29번이 등급을 가르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킬러문항이 쉬우면 만점자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문과 수학인 나형은 킬러문항이 쉽고 중간 난이도 문항이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중상위권이나 중위권 수험생 점수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임 대표는 “킬러문항이 다소 쉬워 1, 2등급대는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으나 3등급대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수의 최솟값을 구하는 21번이 최상위 변별력을 가를 문항으로 꼽혔다.
영어, 모의평가 난이도와 유사
지난해보다 어려웠으며 9월 모의평가와 유사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처음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1등급(90점 이상)이 상위 10%였다. 80점대인 2등급까지 하면 상위 30%에 이르렀다. 9월 모의평가는 1등급이 상위 7.9%였다. 따라서 올해 수능 영어 1등급은 7% 후반에서 8%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어려워 9월 모의평가와 비슷했다. 1등급 수험생 비율이 상위 4.2%였던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면서 “EBS 연계 지문은 주로 쉬운 것이었고 배점이 높은 문항에서는 연계가 적었다. 중위권 학생의 경우 상당히 어려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꼽힌 문항은 29번(어법문제)과 34번(빈칸추론)이었다. 다만 메가스터디는 “실제 난도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재수생 그룹이 절대평가 세대여서 1등급을 받는 수험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회탐구는 평이했던 지난해와 전반적으로 유사했다는 평이다.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동아시아사, 세계사는 전년과 비슷한 난도를 보였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는 조금 쉬웠다. 법과 정치,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조금 어려웠다. 한국사는 평년처럼 쉽게 나왔다. 과학탐구는 변별력이 있었던 지난해와 비슷했다고 분석됐다. 물리와 지구과학Ⅱ는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다. 화학과 지구과학Ⅰ, 생명과학Ⅰ은 비슷했다. 생명과학Ⅱ는 작년보다 다소 어려웠다.
이도경 이재연 기자 yido@kmib.co.kr
수학, 중간 난이도 어려워… 중위권 점수 떨어질 가능성
입력 2018-11-15 18:30 수정 2018-11-15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