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회장 이성희 목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열린 67회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총회선언문 제목이다. 총회는 “못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여라.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시 34:14)는 성경 말씀으로 한반도 평화라는 시대적 상황을 맞이하기 위해 이 같은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1988년 NCCK가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북한 동포를 적대시할 수 없다며 발표한 ‘88선언(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의 신앙고백을 따라 한반도에 평화를 실현하자고 주문했다. 또 창조세계의 모든 생명과 평화를 이루며 고통받는 이웃에게 선한 이웃이 될 것도 요청했다. 선언문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을 실천할 의지”라며 “무고한 다음세대에 고통이 넘겨지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정배 NCCK 신학위원장은 주제 강연에서 “남북 평화의 물꼬가 터진 시대에 시편 34편 14절 말씀에서 얘기하는 못된 일은 옛 사고에 젖어 의심하고 담을 쌓으며 남 탓만을 일삼는 일”이라며 “3·1선언 100주년을 지척에 둔 지금, 독립을 위해 죽을 각오로 민족대표가 됐던 신앙의 선배들처럼 통일을 위해 죽을 길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회는 문화영성위원회와 생명·윤리위원회를 합쳐 생명문화위원회로 개편하는 헌장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교회일치와협력위원회는 교회일치위원회로 명칭을 바꿨다. NCCK 10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기독교의 사회운동사를 정리하는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위원회는 기독교사회운동 사료실을 설치하고 ‘100년사 자료집’을 출간하며 기념대회를 열 예정이다. NCCK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총회는 이날 신임 회장으로 이성희 서울 연동교회 목사를 추대했다. 은퇴를 앞둔 이 목사의 추대에 반대 의견이 나와 총회는 잠시 정회되기도 했지만 소수여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목사는 총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NCCK를 보수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연합체로 만들고자 한다”며 “교단과 교파가 많은 것은 흠이 아니며 이들이 하나 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NCCK 총회에 축사를 보냈다. 축사는 “총회가 사랑과 정의 평화와 일치를 염원하는 주님의 뜻을 받들어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주님의 뜻에 따라 NCCK와의 연대를 더욱 두터이 해나가겠다”고 쓰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NCCK “88선언 신앙고백 따라 한반도 평화 실현”
입력 2018-11-16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