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분기 순익 늘었지만… 삼성전자 빼면 -6.39%

입력 2018-11-15 18:39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들의 올해 1∼9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였다. 한국 경제의 삼성전자 의존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이다.

한국거래소는 15일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40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130조원)과 순이익(96조원)은 7.88%, 1.92% 증가했다. 모든 측면에서 기업 경영 실적이 나아졌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시장에서 13.15% 비중을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따져본 결과는 판이했다. 매출액(1218조원)은 지난해보다 5.3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82조원)은 오히려 0.10% 줄어든 모습이었다. 순이익(61조원)은 지난해보다 6.39% 감소한 수치였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살펴봐도 이러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또다시 드러난 셈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함께 ‘투톱’으로 지수를 견인해온 현대차는 3분기에 실적이 추락하며 어닝 쇼크에 빠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착시효과를 우려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마이너스 삼성전자’ 지수를 만들어 활용하곤 한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때에도 삼성전자의 오름폭을 빼 보면 사실상 하락세인 때가 많았다.

반도체가 홀로 한국 실물경제 구조를 지탱한다는 점, 그만큼 빨리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업체들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상장사는 394곳(73.8%)으로 조사됐다. 140곳(26.2%)은 적자다. 전기전자(9.95%) 화학(9.12%) 운수창고(6.25%) 등 12개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비금속광물(-5.83%) 건설업(-2.71%) 통신업(-1.06%) 등은 매출이 줄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