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혁신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는 것 같다. 전 국민적 공분을 산 여러 치부가 드러났음에도 개전의 정은커녕 오로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주최 한유총 주관으로 14일 열린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 토론회는 한유총의 본심을 드러낸 대국민 선전포고장이었다.
한유총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치원 정상화 3법은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지원금이 사립유치원에 들어오는 순간 사유재산이므로 정부가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토론회에 참석한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부지원금으로 명품백 사는 건 죄가 아니다”며 “정부지원금은 학부모에게 주는 지원금이기 때문에 이를 받은 사립유치원이 어디에 쓰든 자유”라고 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유치원 정상화 3법을 도입할 필요도 없이 현행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은 정부지원금과 학부모 원비는 교비나 인건비를 포함한 운용비로만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비리 사립유치원 운영에 개입하려고 하면 한유총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게 사유재산권이다. 정부지원금은 아이들 교육 잘 시키라고 주는 국민 피와 땀의 결정체다. 정부 간섭이 싫으면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지원금은 챙기면서 어디에 쓰든 상관 말라는 한유총의 후안무치는 기네스감이다.
토론회에서는 정부는 결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한유총이 최후의 승자가 될 거라는 자만감이다. 한유총 억지 주장에 일부 의원들이 부화뇌동하니 이들의 기고만장이 하늘을 찌른다. 홍문종 의원은 “국민의 비판을 감수하고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했으니 국민적 분노를 보여줘야 한다. 국민이 얼마나 우스우면 아직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을까.
[사설] 지원은 하되 개입은 말라는 한유총의 후안무치
입력 2018-11-16 04:00 수정 2018-11-16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