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배터리 연합, 세계 시장 석권 기치

입력 2018-11-14 18:58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부문에서도 ‘코리아 연합군’이 글로벌 시장 석권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그룹과 미국 및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모듈형 전기 드라이브(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셀의 전략적 공급자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북미용 배터리를 비롯해 유럽 내 폭스바겐그룹 순수 전기차의 배터리도 일부 공급한다. 다만 공급 물량 및 가격 등 세부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로써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적 배터리 셀 공급업체 선정을 마쳤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내 전략적 파트너로 LG화학과 삼성SDI를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 SK이노베이션까지 추가했다. 이들 3개 협력사는 2019년부터 배터리 공급에 나서게 된다.

폭스바겐그룹은 ‘로드맵 E’ 전략에 따라 2025년까지 새로운 전기차 50종을 실제 도로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생산할 전기차 구동에만 2025년까지 연간 150GWh 이상의 배터리 용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폭스바겐그룹 이사회 멤버 겸 부품·조달 담당이사인 슈테판 조머 박사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삼성SDI 등은 우리 전기차에 배터리 셀을 공급할 강력하고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수주 물량을 미국과 유럽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한 최종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유럽 지역에서도 헝가리를 포함한 신규 공장 후보지를 찾고 있다. 미국 및 유럽의 신설 공장 생산 규모 및 이에 따른 총 투자금액은 추산 중이다. 향후 폭스바겐 공급 물량의 변동 및 추가 수주를 염두에 두고 증설 계획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수주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K이노베이션의 뛰어난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술과 안정적 공급 능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글로벌 영토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올해 말 서산 배터리 2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2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약 20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