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편의 시리즈로 기획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해리포터’ 시리즈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Spin-off·원작에서 파생된 작품)다. 거대한 서사와 압도적 비주얼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 장황함이 한편으론 버거워 보이기도 하지만.
전편에 이은 오프닝이 초반 시선을 붙든다.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의 활약으로 미합중국 마법의회에 붙잡혔던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탈옥에 성공한다. 곧바로 그는 추종자들을 불러 모으고, 마법세계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계획을 실행한다.
순혈 마법사 세력을 규합해 노마지(마법 능력이 없는 일반인)들을 지배하려는 그린델왈드의 야욕을 막기 위해 마법학교 호그와트의 덤블도어(주드 로) 교수가 나선다. 하지만 과거 그와 얽힌 인연 때문에 직접 싸울 수 없는 덤블도어는 제자인 뉴트와 오러(마법부 형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니까 ‘신비한 동물사전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악으로 대변되는 그린델왈드에 맞서는 선한 마법사들의 분투로 요약된다. 이 단순한 스토리라인은 다채로운 캐릭터의 투입으로 다층화된다. J K 롤링의 상상력과 기획력이 십분 발휘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각 인물의 설명이 장황하게 늘어지면서 극은 산만해지고 만다.
어둠의 힘 ‘옵스큐러스’를 지닌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가족사부터 피의 저주를 받아 뱀으로 변해가는 내기니(수현)와의 연대, 뉴트와 동료 마법사 티나(캐서린 워터스턴)의 관계성까지 그린다. 뉴트의 형 테세우스(칼럼 터너)와 약혼녀 레타(조 크라비츠), 티나의 동생 퀴니(앨리슨 수돌)와 노마지 제이콥(댄 포글러)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1편에 비해 뉴트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이야기는 다소 응집력을 잃는다. 극의 중심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탓이다. 관객으로선 집중력을 잃기 십상이다. 전체 시리즈를 놓고 보면 초반부의 피치 못할 구성이었을지 모른다. 잔뜩 뿌려놓은 ‘떡밥’을 남은 세 편에서 어떻게 주워 담을지가 관건일 테다.
볼거리만큼은 훌륭하다. 호랑이와 사자를 합쳐놓은 듯 화려한 외양의 조우우, 식물줄기처럼 생긴 보우트러클,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하는 털북숭이 니플러 등 신기한 동물들이 등장마다 즐거움을 안겨준다.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시각효과는 이 장대한 세계를 마주하는 쾌감을 한층 상승시킨다.
액션신의 규모 또한 압도적이다. 마법부 선대 기록실에서 움직이는 책장들 사이로 벌어지는 추격신이나, 그린델왈드가 마법사 수천 명을 이끌고 집회를 벌이는 지하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마법대결 장면에선 눈을 떼기 어렵다. 3차원을 느낄 수 있는 4DX 관람도 추천할 만하다. 134분. 12세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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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1-1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