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 키프로스 8년 만에 남북 잇는 새 통로 열려

입력 2018-11-13 18:36
지중해 분단국인 남북 키프로스 사이에 8년 만에 새 연결통로가 열렸다. 키프로스공화국(남키프로스)과 북키프로스터키공화국(북키프로스)이 동부 데리네이아와 서부 레프카(터키명 아플르츠)에 연결통로를 개통했다고 B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북 키프로스를 연결하는 통로는 9곳으로 늘었다. 남북 키프로스는 장벽 및 철조망으로 나눠져 있는데, 연결통로는 이를 제거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키프로스 주재 유엔 평화유지군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연결통로는 양측 주민의 접촉을 늘려 신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지난해 좌초됐던 남북 키프로스의 평화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그리스정교를 믿는 그리스계와 이슬람교를 믿는 터키계의 갈등으로 무력충돌이 이어지면서 64년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다. 74년 그리스와의 합병을 주장하는 그리스계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을 계기로 터키가 침공, 나라가 둘로 나뉘었다. 현재 남키프로스만이 정식국가로 인정받는다.

2004년 남북 키프로스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시한 통일안으로 국민투표를 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했던 유럽연합(EU) 회원국 남키프로스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유엔 중재로 2014년 남북 키프로스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협상이 시작됐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해 결렬됐다. 올해 초 통일협상 재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무스타파 아큰즈 북키프로스 대통령 당선 이후 유엔이 다시 중재에 나섰고, 남북 간 새 연결통로 개통으로 이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