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호수 ‘수위 높이기’ 안간힘

입력 2018-11-13 00:02
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티베리야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갈릴리 바다.

민물 호수이지만 바다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갈릴리 바다는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람을 꾸짖으시고 수면 위를 걸으셨던 기적의 장소다. 예루살렘에서 70㎞ 북쪽에 위치한 갈릴리는 이스라엘 온 국토에 물을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갈릴리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어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9일(현지시간) 갈릴리 인근의 한 호텔 욕조에는 ‘물은 자원입니다. 낭비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갈릴리 바다의 고갈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식수원에 대한 위협이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우기이지만 연속된 가뭄으로 갈릴리의 수면은 꾸준히 낮아졌다. 2004년 이후 6m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연평균 강수량은 240㎜로 세계 평균(8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일 이스라엘의 유발 스타이니츠 에너지 장관이 “갈릴리는 이스라엘의 중요한 물 저장고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물 부족 등 자연재해와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일찍부터 서부 지중해안에서 갈릴리까지 75㎞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설치했다. 바닷물을 민물로 변환하는 담수화 공정을 거친 물을 이 파이프로 갈릴리에 보낸다. 지금은 이렇게 처리한 담수에다 하수를 재처리해 만든 재생용수를 더해 수량을 보충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갈릴리 바다의 수위를 복원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1994년 평화조약에 따라 양국 수자원에 대한 공동사용협정을 맺었다. 갈릴리의 ‘수위 조절’은 두 나라의 평화 유지에도 중요하다. 환경단체인 ‘에코피스프렌즈’의 기돈 브롬버그 대표는 “우리는 갈릴리의 물이 필요하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요르단 주민을 위해서도 그렇다”며 “갈릴리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릴리(이스라엘)=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