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1 득점왕을 예약한 말컹부터 이동국·김신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드리아노, ‘수원의 호날두’라 불렸던 조나탄까지. 최근 K리그2(구 K리그 챌린지)의 득점왕 라인업은 화려하다. 이들은 2부 리그를 평정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1부 리그를 지배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스물두 살 득점왕 나상호도 선배들의 뒤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다.
광주 FC의 나상호는 올 시즌 16골을 기록하며 2018 K리그2 득점왕을 수상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며 K리그2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놀라운 활약이다. 나상호는 이번 달 호주 원정을 떠나는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며 생애 첫 태극마크도 달았다.
나상호의 강점은 폭발적인 속도와 강한 슈팅력이다. 빠르게 치고 달리며 수비수를 제친 후 공을 골문에 꽂아 넣는 모습은 호쾌하다. 좋은 선수의 기본 자질인 성실성과 학습력도 갖추고 있다. 박진섭 광주 감독은 “상호는 훈련장에서 항상 열심이다. 코치들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을 때 받아들이는 자세가 좋다”고 칭찬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나상호는 올 시즌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9차례나 선정되며 최다 MVP에 올랐다.
역대 2부 리그의 득점왕들은 대부분 큰물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득점왕(22골)인 경남 FC의 말컹은 팀과 함께 승격했다. 말컹은 K리그1에서도 26골을 터뜨리며 경남을 2위로 이끄는 돌풍의 주역이 됐다. 2경기 남은 현재 득점 1위로 2부 리그에 이어 1부 리그에서도 득점왕이 될 차비를 마쳤다.
2015년 2부 리그 득점왕인 조나탄도 1부 리그까지 휩쓴 걸출한 공격수였다. 2015년 조나탄은 대구 FC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챌린지에서 2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MVP를 수상했다. 이후 조나탄은 2016년 여름부터 수원 삼성에 몸담으며 ‘수원 호날두’라는 애칭을 얻었다. 조나탄은 지난 시즌 22골을 넣으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득점왕까지 제패한 후 올 초 중국의 톈진 테다로 떠났다. 2014년 대전 시티즌에서 27골로 득점왕에 오른 아드리아노는 K리그1 FC 서울을 거쳐 현재 전북 현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나상호도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다. 이번 시즌을 5위로 마친 광주에겐 아직 승격 가능성이 남아있다. 우승팀인 아산무궁화축구단이 인원을 충원하지 못해 해체될 경우 광주가 4위 대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시즌 나상호가 살아나며 팀이 상승세를 탔다. 승격 기회가 주어진다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K리그2 득점왕 신화 다음은? 바로 ‘나’
입력 2018-11-12 21:27 수정 2018-11-13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