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크고 작은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약 두 달 사이 4곳의 병원에서 4명이 숨졌는데 사고 발생 병원이 각각 다르고 나이와 성별도 제각각인 데다 뚜렷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보건 당국도 역학조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0분쯤 연수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장염 치료제 수액 주사를 맞던 A군(11)이 의식을 잃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오후 3시쯤부터 장염 치료제와 복통 완화제를 섞은 수액주사를 맞고 있었다. A군은 지난 10일 한 개인병원에서 장염 진단을 받고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다가 나아지지 않자 이날 어머니와 함께 종합병원을 찾았다.
경찰 조사에서 병원 측 관계자는 “A군은 혈액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장염 치료제를 섞은 수액 주사를 처방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며 “부검 결과가 나오면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26일 연수구의 한 병원에서는 설사와 복통 증상을 보이며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B씨(41)가 주사를 맞은 후 2시간30여분 만에 사망했고, 9월 13일 부평구의 한 개인병원에서도 50대 여성이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뒤 오후 6시25분쯤 심정지 증상을 보이다 숨졌다. 또 9월 3일 남동구의 한 의원에서는 60대 여성 2명이 소위 ‘마늘주사’를 맞은 뒤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였고, 이들 중 한 명은 병원 치료 중 숨졌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병원도 맘대로 못 가겠다’거나 ‘이건 남의 일이 아니에요’라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되는 데에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인천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 관리에 문제가 확인되면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 등을 요청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특정 기관에서 집단적으로 사망 사건이 발생해야 역학조사 요건이 성립되는데, 현재로선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역학조사 요청이 오면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강희청, 김영선 기자 kanghc@kmib.co.kr
불안한 인천 시민, 두 달간 병원 4곳에서 주사 맞고 4명 사망
입력 2018-11-12 18:41 수정 2018-11-12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