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오버(실책으로 인한 공격권 이전)가 막강 현대모비스의 발목을 잡을까.’
2018-2019시즌 프로농구(KBL) 시작 전부터 울산 현대모비스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예상대로 현대모비스는 시즌 초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1라운드에서 8승 1패로 단독 1위에 올랐다. 두터운 선수층에 평균 92.3득점(리그 1위)의 화끈한 공격력을 가미한 현대모비스가 역대 KBL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 아니냐는 때이른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잘나가는 현대모비스에게 고민거리가 생겼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내줄 수 있는 턴오버가 많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12일 현재 9승 3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승률이 높지만 2라운드 들어서는 1승 2패로 패가 더 많다. 어느덧 창원 LG와 안양 KGC(이상 8승 4패)와 한 경기차로 좁혀져 초반 코트를 지배하던 기세는 한풀 꺾였다. 화려한 공격력 뒤에 감춰진 실수가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도드라져 상승세를 막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2.7개의 턴오버를 기록 중이다. 이는 2승 11패로 최하위인 고양 오리온(12.1개)을 웃도는 등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중 상대팀에게 당한 스틸(가로채기)도 평균 8.3개로 최다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공을 소유한 가드진이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고, 상대 수비가 갖춰지기 전에 공격을 전개한다. 그런데 자칫 팀원 간 호흡이나 패스 타이밍이 맞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속공은 턴오버로 이어져 상대에 실점하는 빌미를 주게 된다. 지금 현대모비스가 그런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제 상대팀도 현대모비스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2라운드 들어 시즌 첫 연패를 당했는데, 상대는 모비스의 빈번한 턴오버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7일 전주 KCC가 현대모비스의 턴오버(10개)로 얻은 득점만 23점이나 됐다. 현대모비스는 9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무려 16개의 턴오버를 남발하며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턴오버 개수를 살펴보면 귀화선수 라건아가 32개로 가장 많고, 가드 이대성이 30개(이상 경기당 평균 2.7개)로 뒤를 잇는다. 단신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 역시 26개(평균 2.2개)나 된다. 가드 이대성과 쇼터는 득점력과 개인기를 두루 갖췄지만 공 소유시간이 길어 실책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단점이 있다. 골밑 장악력이 좋은 라건아는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를 받거나 가드진과의 호흡이 어긋날 때 실수가 나온다.
유 감독은 “현재 공격 템포가 빨라져서 실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몇몇 선수들이 공을 오래 끌어 선수들끼리 패스를 주고받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우리팀 특유의 간결한 공격을 하자는 주문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선수들도 문제를 알고 있으니 경기를 계속 치르다보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잘 나가는 현대모비스, 아킬레스건 ‘턴오버’
입력 2018-11-12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