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사진)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연이은 우(右)클릭 행보로 논란이 된 이언주 의원에게 “정체성이 무엇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보수 여전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당을 흔드는 발언을 해온 이 의원을 향해 작심하고 불쾌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다.
손 대표는 울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이 (우리 당 소속으로) 지역위원장을 신청한 만큼 확고한 입장을 부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주최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한 일을 거론하며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 한국당 입당설과 관련해 “내가 지금 입당하면 한국당에 주는 자극과 충격은 사라지고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이 된다”며 “아직 입당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 흐름과 동력이 한국당에서 시작되면 함께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손 대표는 “이념적 스펙트럼의 다양성과 의원 개개인의 사상을 존중해 왔지만, 당적과 관련해 우리 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는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어떤 정당 소속이든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바라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대화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이언주, 정체 밝혀라” 뿔난 손학규의 경고
입력 2018-11-12 18:30 수정 2018-11-12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