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빨래 건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전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빨래 건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용량이 큰 건조기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건조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건조 용량 16㎏의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트롬 건조기’에 대한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사진). 16㎏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건조기 가운데 최대 용량이다. 제품은 다음 달 정식 출시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인버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대용량 건조에서 탁월한 성능과 효율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대용량 압착기(컴프레서)를 탑재해 한번에 내보낼 수 있는 냉매의 양을 기존보다 10% 이상 늘렸다. 히트펌프 건조기는 냉매가 순환하며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해 옷감을 건조하기 때문에 컴프레서가 내보내는 냉매의 양이 건조 성능을 좌우한다.
LG전자는 또 건조 통을 돌리는 인버터 모터 외에 옷감에 바람을 불어주는 팬 전용 인버터 모터를 별도로 달았다. 모터가 두 개여서 빨래 종류와 양에 따라 건조 통의 회전 속도와 내부 공기 흐름을 각각 제어할 수 있다. 대용량 물통도 기본 탑재해 전원만 연결하면 집안 어느 곳에서나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새 건조기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강력한 혜택이 제공된다. 예약을 통해 신제품을 사는 고객에게는 퓨리케어 공기청정기가 증정된다. 신제품과 21㎏ 트롬 세탁기를 함께 사는 경우 10만원 상당의 혜택을, 4㎏ 소형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함께 사는 경우 30만원 상당의 혜택과 로봇 청소기를 준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도 연내 16㎏ 건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14㎏ ‘그랑데 건조기’를 내놓으며 대형 건조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기존 시장은 9㎏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삼성전자는 14㎏ 건조기 출시 이후 건조기 부문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는 2014년 5만대에 불과했고 2016년도 10만대, 지난해 60만대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건조기가 대부분 100만원이 넘는 고가 가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가 1조원대라는 얘기다. 게다가 대형화가 진행되면서 매출 기준 시장 크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16㎏ 용량 제품은 출하가 기준 200만원이 넘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대용량 건조기 ‘大戰’
입력 2018-11-13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