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믿기보다 질문하고 따지는 신앙 돼야”

입력 2018-11-12 00:00
2018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가 10일 충북 청주서문교회에서 열렸다. ‘현대 과학시대,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란 주제를 담은 플래카드가 보인다.

진화론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며 진화론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분야에선 지적 설계자가 창조했을 가능성 역시 자유롭게 토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충북 청주서문교회(박명룡 목사)와 변증전도연구소(소장 안환균 목사)는 10일 청주 흥덕구 교회에서 ‘2018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주제는 ‘현대 과학의 시대,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부제는 ‘과학과 신앙은 양립 가능한가’였다. 과학이 강조하는 무신론적 세계관 속에서 현대 지성인의 고민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였다.

이승엽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생명의 기원: 무신론과 유신론 과학 논쟁’이란 주제 발표를 맡았다. 이 교수는 스스로 “작은 모터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두께의 나노모터를 설계하는 데도 온 인류의 지식이 집중되는데, 이보다 훨씬 작은 박테리아의 경우 편모를 사방으로 돌리는 모터가 초당 수만 번 작동하는 걸 보면 ‘누군가 설계했을 것’이란 경외감을 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자연선택이론을 통해 변이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종이 출현했을 가설을 세웠는데, 물질과 에너지뿐이던 무기물 상태에서 최초 생명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아직도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진화론이 맞는다고 해도 진화론 너머 드러나는 지적 존재의 설계 가능성을 있는 그대로 놓고 토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재신 아주대 화학과 교수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에드윈 허블의 발견과 우주의 기원에 관련된 빅뱅이론을 설명했다. 빅뱅이론은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공간 시간 물질 에너지가 갑자기 쏟아져 나왔다는 설명으로 현대 우주론의 근간이다.

이 교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기원 찾기 ‘코비 프로젝트’로 200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무트 UC버클리대 교수의 언급을 인용했다. 스무트 교수는 저서 ‘우주의 역사’에서 “빅뱅 사건과 무로부터 창조라는 기독교 개념 사이에 유사성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는 2012년 시작돼 올해 7회째다. 그동안 ‘우주의 시작’ ‘예수의 부활’ ‘죽음 이후의 삶’ 등을 주제로 진행해 왔다. 박명룡 목사는 “그냥 믿는 게 아니고 질문하고 따지는 신앙이어야 한다”며 “기독교 역시 적절한 대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