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정규시즌 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며 8년 만의 우승에 단 1승을 남겨두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인 두명의 철벽 계투가 있다.
SK의 좌완 김태훈(28)과 우완 정영일(30)은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KBO)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의 경기에 등판해 각각 승리와 세이브를 챙겼다. 두 투수는 이번 시리즈에서 SK가 이긴 3경기에 모두 나와 완벽한 뒷마무리를 책임졌다.
애초 SK는 선발이 강점으로 지목됐던 팀이다. 원투펀치 메릴 켈리와 김광현에 더해 박종훈 문승원이 나서는 선발진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 등이 버티는 두산 베어스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 나왔다. 반면 함덕주와 박치국이라는 두 국가대표 불펜 듀오가 버티는 두산에 비해 SK의 불펜진은 다소 약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우려는 SK 불펜진이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초 대거 5실점하며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김태훈과 정영일이 완벽하게 뒷문을 막으며 SK의 고민을 덜어줬다.
김태훈은 이번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수상까지 노리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태훈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 2홀드를 올렸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7회말 등판해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에도 삼진과 병살타로 점수를 허용하지 않는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투구수(102개)와 이닝(5⅔)은 적지 않지만 이동일 및 우천취소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부담은 적은 편이다.
정영일은 한국시리즈서 팀의 수호신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올 시즌 6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장 시간을 늘려간 그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⅔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맞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3⅔이닝 무실점 1세이브)을 이어가고 있다. SK가 승리한 3경기 모두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마운드에 서있었다. 김태훈이 한계투구수에 다다를 즈음 그가 등판해 마지막 불을 꺼 줬다.
올 시즌 ‘타고투저’ 성향이 어느 때보다 짙은 KBO 리그지만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승리한 팀의 득점은 평균 5.4점, 패한 팀의 득점은 2점에 그쳤다. 점수차가 고작 평균 3점 안팎일 정도로 이번 한국시리즈는 투수력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런 면에서 김·정 필승계투조의 활약은 SK에 천군만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걱정이 믿음으로… SK 뒷문지기 ‘철벽 형제’
입력 2018-11-12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