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광고로 복음 전하는 광고쟁이

입력 2018-11-12 00:01 수정 2018-11-12 13:35
정기섭 제이애드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기섭 제이애드 대표가 올해 작업한 복음광고 작품.
지난달 책 ‘복음광고’를 출간한 광고회사 제이애드 정기섭(55) 대표는 올해가 자신의 인생 3막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폐암 2기 선고를 받은 그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좋은 의료진을 만나 성공적인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대표는 “인생을 다시 덤으로 얻은 기분이다. 하나님을 전하는 복음광고 제작자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세련된 광고로 복음을 전하는 ‘복음광고’라는 용어를 한국에 처음 도입했다. 잘 나가던 광고 전문가였던 그는 IMF 외환위기로 사업이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2001년 여름 프랑스 칸 광고제에 유작을 출품한 뒤 생을 마감하기로 하고 프랑스로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 출품된 한 광고를 보며 극적인 회심을 경험했다.

책에는 지난 17년간의 사역 이야기를 담았다. 깊은 기도를 통해 응답받은 내용 등 간증이 술술 읽힌다. “자비량으로 늘 제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더 경험해요. 하나님은 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부족함이 없어요.”

전국 방방곡곡에서 전시회를 열지만 책을 통해 하나님을 자랑하는 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전부터 책 집필을 준비했으나 출판사 사정 등 여러 어려움이 생기면서 진행이 되질 않았다. 지난해 세줄기획 대표 이명수 장로와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출판 진행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다 폐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지난 1월 미국 LA 세계교육선교사 대회에서 전시회 등이 예정돼 있었다.

“병원에선 당장 입원하라고 했어요. 모든 걸 중단해야 하는데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어요.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수술을 미뤘죠.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책임져주신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당시 정 대표는 책에 들어갈 추천사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성령의 감동을 받아 미국에서 사역하는 목회자 등을 생각나게 하셨고 기도 응답대로 3명의 추천사를 받을 수 있었다. 전시회 후 수술은 무사히 진행됐다.

정 대표는 1년에 보통 12개 복음광고를 제작한다. 올해는 수술과 치료 때문에 작품 활동을 못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작품 제작뿐 아니라 출판까지 할 수 있었다.

올해 작품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예수 중심’이다. 컴퍼스를 모티브로 했는데 우리의 중심축을 예수님으로 해야한다는 메시지다. 교회 안에서만 매몰될 게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본질로 돌아가자는 뜻이다.

정 대표의 비전은 복음광고 상설 전시장인 ‘예수갤러리’에서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지난 3월 산책하는데 한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미래에 진행되는 제 장례식이었습니다. 전시실 중앙에 관이 있는데 잔잔한 찬양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곳에서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어요.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서면 하나님은 제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시겠죠.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