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팀의 의사결정 방식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김 부총리는 ‘김동연 패싱’이란 말이 나왔을 정도로 정책결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장 실장과의 갈등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김 부총리의 발언은 일면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기존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많아 이 발언은 주목을 끌었다.
김 부총리는 논란이 일자 “규제개혁 입법이나 경제구조개혁 입법 등에 대해 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김 부총리의 발언을 환영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경제위기의 근원이 청와대에 있다는 이야기”라며 “명색이 경제사령탑이지만 그동안 정책 결정에서 자율성을 갖지 못했다”고 옹호했다. 정진석 의원은 2016년 당대표 권한대행 시절 김 부총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던 사실을 공개한 뒤 “지혜를 빌려달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사령탑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자기 탓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들리기도 한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맡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정리까지 한 바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문제지만, 혁신성장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혁신성장은커녕 일자리를 비롯한 각종 지표가 내리막길이다. 경제를 이렇게 만들어 놓아 교체되는 김 부총리가 떠나면서 정부를 비난하는듯한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자기 정치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자제할 필요가 있다.
[사설]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라는 김동연 부총리
입력 2018-11-09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