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도약을 이끈 두 효자 용병이 홈에서 펄펄 날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SK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한국프로야구(KBO)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메릴 켈리와 4번 제이미 로맥의 활약에 힘입어 7대 2로 승리했다. SK는 2승 1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선발의 무게감부터 SK에 기울었다. 켈리는 올 시즌 행복드림구장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두산은 올 시즌 토종투수 최다승인 15승에 평균자책점 3.63으로 맹활약한 이용찬으로 맞불을 놨지만 인천에서 5⅔이닝 동안 7실점으로 부진한 점이 걸렸다. 여기에 올 시즌 홈런왕 김재환이 경기 전 옆구리 통증을 느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기록은 무시못했다. 켈리는 1회초 두산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막았다. 반면 이용찬은 선두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한동민에게 던진 주무기 포크볼이 통타당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 타자인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로맥의 벽은 높았다. 로맥은 이용찬의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30m의 대형 쓰리런 홈런을 쳤다. 타격 직후 로맥이 방망이를 집어던진 채 타구를 응시하며 1루로 천천히 걸어갈 만큼 큰 타구였다. SK는 이어 2회말 한동민의 내야안타로 4-0으로 앞서 나갔다.
타선이 힘을 내는 동안 켈리도 호투를 이어갔다. 켈리는 4이닝 동안 두산 타선에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2회초에는 이번 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던 4번 타자 최주환을 상대로 3볼 노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결국 땅볼로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였다.
두산은 5회초에야 반격을 시작했다. 선두 양의지가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만들어진 1사 2루 찬스에서 김재호가 이날 두산의 첫 안타를 치며 첫 득점에 성공했다. 김재호는 정진호의 땅볼 때 2루로 진루한 뒤 오재원의 적시타로 홈에 들어와 2-4로 쫓아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켈리는 6회초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유발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오재일을 투수 땅볼로 처리해 홈송구로 3루 주자를 잡았다. 이어 김재호를 플라이로 잡아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7이닝을 책임진 켈리는 2실점(무자책)만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2점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SK는 8회말 쐐기를 박는 득점을 만들었다. 선제 홈런을 쳤던 선두 로맥이 박치국의 초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0m의 좌중간 솔로 홈런을 쳐냈다. 이후 올 시즌 홈런 17개 중 13개를 홈에서 친 ‘인천의 사나이’ 이재원이 바뀐 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번트 자세에서 타격으로 전환해 투런 홈런을 날리며 7-2로 점수를 벌렸다. 2홈런 4타점을 기록한 로맥은 이날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두산은 해결사 김재환의 공백을 실감하며 부담스런 4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로맥아더 장군, 인천상륙 막아내다
입력 2018-11-07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