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간 도피했던 전 전북교육감, 대포폰 쓰며 인천 살다 검거

입력 2018-11-07 18:36 수정 2018-11-07 21:56
사진=뉴시스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도주해 8년간이나 숨어살던 최규호(71·사진) 전 전북도교육감이 결국 검거됐다. 최 전 교육감의 도피 기간 돈이나 거처 등을 제공한 조력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주지검은 지난 6일 오후 7시20분쯤 인천 동춘동 한 식당에서 최 전 교육감을 붙잡았다고 7일 밝혔다. 체포 당시 최 전 교육감은 수사관들이 다가와 “최규호씨가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대답하고 순순히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교육감은 인천 송도의 2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 제3자 명의로 된 ‘대포폰’을 쓰고 있었다.

최 전 교육감은 교육감 재임 중이던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골프장 측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이던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9월 검찰은 최 전 교육감에게 돈을 전달한 교수 2명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최 전 교육감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약속한 뒤 연락을 끊고 모습을 감췄다. 이후 도피가 길어지자 외국 밀항설, 사망설 등 억측이 난무했다.

7일 전주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최 전 교육감은 취재진에게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서둘러 호송버스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교육감이 장기간 도피했고 돈이나 거처 등을 제공한 친인척, 교육 관계자 등 조력자가 다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