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수선대후(守先待後·선대에게 받은 것을 후대에 전한다)’의 마음을 품고 선교적 마인드로 저출산 문제 극복에 나서야합니다.”
오정현 서울 사랑의교회 목사는 지난 1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다음세대 문제를 ‘교육정책’ 차원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며 “‘선교정책’ 차원으로 전략을 수립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선교정책의 핵심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교육 수준의 접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이 세대를 던져가며 해결해야할 선교적 접근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오 목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회만큼 최적화된 곳이 없다”며 “교회 공간을 세상을 섬기는 ‘영적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회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랑의교회는 2014년 교회 공간 325㎡를 서초구청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세웠다. 만 0세부터 취학 전까지의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고 장애통합보육시설로 지정돼 있어 연중 400여명이 입소를 대기하고 있을 만큼 젊은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오 목사는 “부족한 보육시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교회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목회 초기부터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이 컸던 오 목사는 “믿음의 유산을 계승할 때의 기쁨을 누리는 가정이 많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이 줄고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사랑의교회 교육연구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연구소는 영유아부부터 고등부까지 각 연령에 맞는 커리큘럼을 수립해 ‘주일학교 제자훈련’을 펼치며 교회와 가정이 연계된 신앙 계승을 꾀하고 있다.
오 목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지금은 문명사적 대전환기이자 복음의 능력으로 기독교 황금기를 회복할 수 있는 축복의 시기”라며 “축복의 시기를 감당해야 할 다음세대와 저출산 문제를 교회가 외면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미래를 짊어질 다음세대 축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한 키워드로 ‘전도와 선교’를 제시했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면 교회는 마땅히 ‘생명의 공동체’로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복음적 출산이 육신의 출산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교회가 선교적 마인드로 전력투구할 때 분명히 길이 열릴 것이라 믿습니다.”
최기영 기자
“저출산 해결 위해 ‘영적 인프라’ 교회 공간 활용해야”
입력 2018-11-0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