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 위해 ‘영적 인프라’ 교회 공간 활용해야”

입력 2018-11-08 00:02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교회에서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한국교회가 ‘수선대후(守先待後·선대에게 받은 것을 후대에 전한다)’의 마음을 품고 선교적 마인드로 저출산 문제 극복에 나서야합니다.”

오정현 서울 사랑의교회 목사는 지난 1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다음세대 문제를 ‘교육정책’ 차원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며 “‘선교정책’ 차원으로 전략을 수립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선교정책의 핵심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교육 수준의 접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이 세대를 던져가며 해결해야할 선교적 접근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오 목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회만큼 최적화된 곳이 없다”며 “교회 공간을 세상을 섬기는 ‘영적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회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랑의교회는 2014년 교회 공간 325㎡를 서초구청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세웠다. 만 0세부터 취학 전까지의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고 장애통합보육시설로 지정돼 있어 연중 400여명이 입소를 대기하고 있을 만큼 젊은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오 목사는 “부족한 보육시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교회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목회 초기부터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이 컸던 오 목사는 “믿음의 유산을 계승할 때의 기쁨을 누리는 가정이 많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이 줄고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사랑의교회 교육연구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연구소는 영유아부부터 고등부까지 각 연령에 맞는 커리큘럼을 수립해 ‘주일학교 제자훈련’을 펼치며 교회와 가정이 연계된 신앙 계승을 꾀하고 있다.

오 목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지금은 문명사적 대전환기이자 복음의 능력으로 기독교 황금기를 회복할 수 있는 축복의 시기”라며 “축복의 시기를 감당해야 할 다음세대와 저출산 문제를 교회가 외면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미래를 짊어질 다음세대 축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한 키워드로 ‘전도와 선교’를 제시했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면 교회는 마땅히 ‘생명의 공동체’로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복음적 출산이 육신의 출산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교회가 선교적 마인드로 전력투구할 때 분명히 길이 열릴 것이라 믿습니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