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5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를 상대로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국회는 이날 질의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본격 착수했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부진한 데 대한 책임을 따졌고, 정부·여당은 성과는 다소 아쉽지만 정책의 방향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경제 문제를 둘러싸고 시정잡배들이 주고받을 법한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기대만큼 속도가 안 나는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총리는 “여러 정책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정책 상호 간 연계성이나 상승효과에 대한 점검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 상황에 대해서는 “고용의 질은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의 양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라며 “고용이 위축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국정의 크나큰 과제”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소득주도성장론을 적극 옹호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지표 악화에 대해 “지금의 거시경제지표는 그동안의 경제 구조와 경제 여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온 것”이라며 “특정 정책의 결과로 단정해서 말하는 것은 맞는 이야기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 투톱인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설도 언급됐다. 김 부총리는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경질에 대한 언질을 받았느냐’고 묻자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은 (청와대에) 전달드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끝까지 잘해 달라”며 소감을 묻자 김 부총리는 “좋은 격려 말씀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1차 책임은 경제부총리가 지는 게 당연하다”며 “예산 심의를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질의에서는 경제 관련 통계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해석을 달리하며 설전도 벌였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이 “소비지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야당이 위기를 조장한다고 말하는 것은 독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한다”고 비판했고,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밖으로 나오라”며 응수했다. 장 의원도 “한 주먹도 안되는 게”라며 회의장 밖으로 나가 말싸움을 이어갔다.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밖으로 나와” “한 주먹도 안되는 게”…예산정국서 막가는 여야
입력 2018-11-05 18:04 수정 2018-11-05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