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배우 신성일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전 일찍 빈소를 찾은 원로 방송인 송해(91)는 “얼마 전에도 엄앵란 여사와 함께 식사한 적이 있다. 신성일씨가 ‘이 시대에 무엇을 남길지 구상하고 있습니다. 곧 개봉 박두입니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아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고인을 향해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하면 제약도 많고 검열도 많이 받는데, 거기선 그런 거 없다. 뜻대로 제작해 우리 세상에 많이 보내 달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고인과 다수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창숙(69)은 “그분과 같이 영화를 했다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추모했다. 이어 “후배들을 잘 챙겨주셨다. 특히 러브신을 찍을 때 여배우를 잘 감싸주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16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함께한 이회창(83) 전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고인이 정치권에 계실 때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같이 고생을 했다. 고인과 부인 엄앵란 여사 두 분이 굉장히 애를 많이 쓰셨고, 그분들의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 보수 정치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배우 양택조 이덕화 장미희 전원주 조형기 김형일, 방송인 정은아, 가수 김흥국 등도 표정으로 조문했다.
이날 오전에는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을 마친 부인 엄앵란(82)은 “사람은 숨이 끊어지면 목석과 같다. 잘났다고 하지만 눈 딱 감으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여기서는 인연을 맺어 ‘내 식구’ 찾으며 야단법석을 치지만 저세상에서는 그런 법이 없다”면서 “가만 생각하니 (우리는) 욕심의 노예가 돼서 사는 것 같다. 오늘부터 욕심 없이 살 것”이라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신성일 빈소 표정] “꾸밈없는 분” 송해~이회창 추모 발길 계속
입력 2018-11-05 19:02 수정 2018-11-05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