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이렇게 하라”

입력 2018-11-06 00:02

목사들은 일생 설교를 준비하고 전한다. 담임목회를 하면 매주 열 차례 이상 설교를 하는 경우도 있다. 목회의 중심축이 설교이다 보니 이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서울 동작구 CTS방송 아트홀에서 5일 열린 국제독립교회연합회 포럼에서는 ‘성경적 설교, 구속사적 설교’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성경으로 돌아가 성령의 감동에 따라 설교를 전하라는 이 설교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첫 번째 발제를 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자신의 독창적 설교법인 광대론을 소개했다. 소 목사의 광대론은 ‘설교 레토릭’(설교 전달법)과 ‘성경 해석’에 모두 방점을 찍은 설교법이다. 그는 광대론을 웃긴 설교나 개그라고 비난하는 지적에 대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칫 경박한 설교로 흐를 수도 있지만 성경 본문에 대한 깊은 해석에 뿌리를 둔다면 웃음거리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소 목사는 “광대론은 시대의 아픔과 한을 마음에 담아 언어와 음악, 춤 등 예술적 기법을 동원해 전하는 설교법”이라면서 “설교자는 시대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음과 본문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깊이 묵상한 뒤 광대의 마인드와 감성으로 전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소 목사는 “본문을 붙들고 본문이 이 시대에 전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슬퍼하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역동적으로 묵상하는 방법을 연구하라”면서 “설교자가 먼저 느끼고 소화한 뒤 교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광대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대론’의 성경적 근거를 고린도전서 4장9절에서 찾았다. 본문에는 “내가 생각하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된 자같이 끄트머리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고 기록돼 있다. 이 중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는 부분이 광대를 의미한다”는 설명이었다.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는 설교자가 ‘성령의 감동’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했다. 이는 성경해석과 전달법에 모두 집중하라는 소 목사의 광대론과는 차이가 있는 제안이었다. 설교자가 성령의 감동을 따라 제대로 된 성경해석만 한다면 전달법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오늘날 설교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우선 설교자가 하나님 말씀에 붙잡히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대표적 설교자였던 조너선 에드워즈(1703∼1758)의 사례를 소개했다. 에드워즈는 수차례 부흥과 대각성을 이끈 설교자이자 신학자로 인디언 원주민 선교에 힘썼던 인물이다. 그는 “에드워즈는 자신이 준비한 논리 정연한 설교를 거의 읽어 내려가는 식으로 설교를 전했고 교인들의 눈조차 쳐다보지 않았을 정도였다”면서 “하지만 설교 한마디 한마디는 청중의 심장을 꿰뚫는 힘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명설교가 레토릭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에 있다는 걸 보여 주는 대목”이라면서 “오늘날의 설교자들도 에드워즈처럼 평소 말씀 묵상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영성의 설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 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