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5일 잔뜩 움츠렸다. 미·중 무역전쟁 해결 기대감에 지난 2일 3.53%나 뛰었던 코스피 지수는 0.91% 하락했다. 증시가 한걸음 물러선 배경에는 이번 주 미국에서 벌어지는 2개의 ‘빅 이벤트’가 자리 잡고 있다.
빅 이벤트 중 하나는 오는 7일 공개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다. 시장에서는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할 것으로 관측한다. 하원이 예산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세금을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 국내 증시도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다. 신한금융투자 김윤서 연구원은 “결과가 예상에 부합하면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침착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의 정책 모멘텀 약화로 달러화 약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샤이 트럼프(shy Trump·숨어 있는 트럼프 지지자)’가 막판 결집에 나서면서 하원 선거 박빙지역이 30곳을 훌쩍 넘어섰다. 공화당의 상·하원 독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 강세’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흥국 금융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선거 기간 보였던 유화적 제스처를 벗고 ‘일방통행’으로 회귀할 수 있다.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국내 증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확률은 낮지만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도 금융시장에 그리 달가운 뉴스는 아니다. 그간 추진해왔던 감세안, 에너지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의 경제 정책이 바뀌면 정책 불안심리가 커질 수 있다.
오는 9일 새벽 나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빅 이벤트’의 하나다. 이미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결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성명서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금융시장 상황을 어떻게 언급할지에 따라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를 감지할 수 있다.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넘은 시간당 임금 상승률,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평가 수준 등도 향후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중간선거 상원-與, 하원-野 장악 땐 국내 증시도 “부정적 영향↓” 기대감
입력 2018-11-05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