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먹구름 잔뜩 낀 11월 증시

입력 2018-11-04 19:08

지난 2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감에 코스피는 3.5%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달 한국 증시에는 보수적인 접근이 적절하다고 4일 조언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얼마나 타협을 이룰지 미지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긴축의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각종 불확실성이 먹구름처럼 껴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타협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시장친화적 발언을 내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두언 KB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에 지적재산권 보호, 관세 철폐 등 원하는 게 많다”며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가 관건이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결국 원하는 방향대로 결과를 얻으려 할 것”이라며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가까워질수록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중간선거도 변수다. 시장 전망대로 상원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일시적인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및 미국 대선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던 점을 고려할 때 섣부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공화당이 양원에서 모두 승리하면 금융시장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중 무역 압박이 강화되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 신흥국 금융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 행보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는 7∼8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동결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준은 다음 달 한 차례,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지표가 사실상 ‘완벽’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면서 긴축기조도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달에 이어 3.7%를 유지했다. 이는 1969년 이후 약 49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경제호황은 기준금리 인상 및 달러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이달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보수적 대응 쪽에 무게가 실린다. 김예은 연구원은 “월말이 가까워질수록 지수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