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1월 6일] 은혜를 경험하는 가정

입력 2018-11-06 00:01

찬송 : ‘내 맘이 낙심되며’ 300장(통 406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무엘상 30장 23∼25절

말씀 : 광야학교를 다니던 다윗이 졸업시험을 치르게 됐습니다. 시험장소는 브솔 시냇가, 시험문제는 ‘분배정의’였습니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큰 전쟁을 앞두고 블레셋 아기스왕의 호출을 받은 다윗은 블레셋 방백들의 반대로 인해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시글락으로 되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흘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아말렉이 성읍을 불태우고 가족들을 모두 사로잡아간 것입니다. 긴 행로의 피곤을 풀지도 못한 채로 아말렉을 추격하기 위해 다시 나서야만 했습니다. 시작은 600명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다 200명이 피곤하다며 브솔 시내에 남아있겠노라 합니다. 나머지 400명만 거느리고 추격했고 결국 사로잡힌 가족들과 빼앗긴 재산들을 되찾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재산을 찾아 돌아오는 길, 다윗 일행은 브솔 시내에 남아있던 200명의 낙오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몇 사람은 무책임한 저들에게 가족만 돌려주고 재산은 주지 말자고 합니다. 시냇가에서 발만 담그고 있던 자들에게 목숨 걸고 가족과 재산을 되찾은 자들과 같은 분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어쩌면 그들에게 가족만이라도 돌려주는 것이 큰 선심을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목숨을 건 사람들, 시냇가에서 신선놀음 한 사람들 각각의 몫을 어찌 분배할 것인가.’ 이것이 광야학교를 다니는 다윗이 치러야 할 마지막 졸업시험 문제였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답을 적습니다.

“다윗이 이르되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23절) 그가 적어 내려간 답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수고와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은혜로 받은 것이니 우리 또한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고백합니다.

초토화 된 시글락에 대한 책임을 다윗에게 돌리며 돌을 들고 분노하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 가족들의 목숨이 달려 있는데도 ‘힘들어서 못 가겠다’고 주저앉았던 이기적인 사람들로 인한 실망감이 다윗을 잠시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곧 중심을 잡고 은혜를 베풀기로 결정합니다. 광야에서 은혜를 베풀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여유로운 궁정에서는 은혜 베풂이 한결 수월할지 몰라도 광야에서는 어려운 결정입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은혜를 베풀면 광야가 끝난다는 것입니다.

가정은 은혜를 경험하는 곳입니다. 가족은 공정한 사람이 아니라 편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족은 덮어주고, 품어주고, 때론 잘못했을지라도 지지하고 지원해줘야 합니다. 가정에서 은혜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어디서 은혜를 배우겠습니까.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첫 번째 공동체입니다.

기도 : 사랑의 하나님,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은혜를 배우고 경험하는 곳이 되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연택 목사(대구제일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