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에도 방위태세 빈틈없어야

입력 2018-11-02 04:03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31일 워싱턴에서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장관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새로운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면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기로 했다. 미군이 타국군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없어 이런 지휘 체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국 장관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에 서명했다. 한·미는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내년에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 검증,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을 벌이기로 했다.

양국 장관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확약한 것은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적절한 의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매티스 장관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행과정에 협력하기로 약속한 것도 군사분야 합의서의 효용성에 대해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킨 발언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군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 거쳐야 하는 1∼3단계의 검증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한미연합사의 지휘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작전운용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으면 안 된다.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전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미는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면서 빈틈없는 방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을 막아야 하지만 전쟁이 벌어진다면 초전에 격멸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것이 군의 존재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