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평신도 학부모들이 ‘교회학교가 일반 공교육의 대안이 되게 하자’는 슬로건으로 뭉쳤다. 제주 용수교회(고성봉 목사), 동산위의교회(윤서철 목사), 은혜순복음교회(김두찬 목사) 성도 20여명은 최근 ‘제주3C교회학교연합(교회학교연합)’을 만들고 3C비전스쿨&통합코칭(3C비전스쿨)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기로 결정했다.
3C비전스쿨(대표 황만철)은 충남 당진에 센터를 두고 전국 교회에 보급하고 있는 교회학교 성장 프로그램이다. 믿음과 행함(실천)을 중시하는데 믿음은 주일 ‘통합예배’, 행함은 주중 방과후학교 ‘통합코칭’을 통해 훈련한다. 성경의 주요 메시지를 스토리로 엮어 반복해 쓰면서 믿음을 성장시키고, 개인 및 그룹별 다양한 놀이를 통해 성경적인 태도와 습관을 형성시킨다.
제주3C교회학교연합은 앞으로 교회학교 주일예배를 ‘통합예배’로 드리고 주중에도 매일 모여 방과후학교인 ‘통합코칭’을 운영하기로 했다. 초등3학년 자녀를 둔 박정희(용수교회)씨와 중2 자녀를 둔 김영자(동산위의교회)씨가 공동회장을 맡고, 고희숙·양유진·김복심씨가 학부모회 공동회장을, 고성봉·윤서철·김두찬 목사가 고문을 맡았다. 주일 통합예배는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용수교회 동산위의교회에서, 평일 통합코칭은 제주유스호스텔에서 진행한다.
학부모들이 교회학교연합을 만들어 공동교육에 나선 것은 3C비전스쿨을 경험한 자녀들이 변했기 때문이다. 박정희 교회학교연합 공동회장은 “막내 태빈(10)이가 지난 8월 3C비전스쿨 캠프를 다녀온 후 크게 달라졌다”며 “이를 보고 학부모들과 함께 교회학교연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태빈이는 어려서 만성 중이염을 앓아서 잘 알아듣지 못했다. 이를 나중에 알고 수술한후 3개월간 치료해 듣는 것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의사 소통이 금새 회복되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박 회장은 말했다. 고희숙 학부모회 공동회장은 5학년, 6학년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서귀포지역 학부모회장을 역임하고 교육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 등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고 공동회장은 “아이들의 바른 신앙, 인성, 태도는 반복적인 훈련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깨닫고 교회학교연합에 합류하게 됐다”며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삶을 주도하는 아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전 10시쯤 제주 용수교회의 통합예배에 참석했다. 교회는 지난 9월부터 통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역 아이들 9명과 스태프이 3명 참여했다. 이들 중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이 있었다.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 학생도 크게 달라졌다. 박정희 교회학교연합회장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 학생이 통합예배에 참석하면서 말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진행된 동산위의교회 통합예배에는 15명의 아이들이 참석했다. 동산위의교회는 1999년 개척, 이제까지 가정 사역에 집중해왔다. 그러면서 자녀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 2월부터 3C비전스쿨 통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참석한 아이들 중 3명의 부모는 신앙이 없다. 그런데도 아이들의 태도가 변하니까 이곳에 보낸다고 김영자 교회학교연합 공동회장이 설명했다. “학교에서 사고뭉치인 아이도 있어요. 처음에는 예배 때 성경 이야기를 글로 쓰라고 하거나 규칙을 지키라고 하면 ‘안 써요. 내 마음이에요. 나한테 왜 이래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규칙은 지켜야 한다는 걸 알고 실제 지킵니다.”
저녁에는 제주3C교회학교연합 학부모 모임이 열렸다. 제주유스호스텔에 학부모 20여명이 모였다. 황 3C비전스쿨 대표가 통합예배와 통합코칭의 커리큘럼과 학부모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을 설명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개 교회를 중심으로 3C비전스쿨을 보급, 정착시키려 했으나 교회 리더십이 바뀌면 사역을 지속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마침 3C비전스쿨 교육에 감동받은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회를 만들고 교회학교 교육을 위탁해 적극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지향하는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교회교육 샘플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는 교회학교가 기존 공교육 시스템을 앞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성경대로만 교육하면 신앙뿐만 아니라 학업도 탁월해 질 것입니다. 그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제주=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학부모들이 원하는 공교육의 대안 ‘3C비전스쿨’이 맡는다
입력 2018-11-01 00:03 수정 2018-11-01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