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배터리 ‘투타 합작’… SK에 벼랑끝 반격

입력 2018-10-31 00:14
넥센 히어로즈 선발투수 한현희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역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2회말 2사 2, 3루 득점 기회 때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넥센 포수 주효상. 뉴시스

넥센 히어로즈가 투타 배터리와 젊은 피들의 활약을 앞세워 가을야구 탈락 위기를 넘겼다.

넥센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대 2의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던 넥센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만들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넥센은 이날 3차전에 투수 한현희와 포수 주효상을 선발로 내세워 SK 타선 공략에 나섰다. 선발 한현희의 어깨에는 막중한 책임감이 더해졌다. 더구나 한현희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과 구원으로 각각 한 차례씩 등판해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토종 에이스 최원태의 부상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한현희는 부담을 이겨내고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2회초 SK 제이미 로맥에게 솔로포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5회초에는 강승호에게 동점 1점 홈런도 얻어맞았다. 하지만 5⅓이닝 동안 2실점으로 버텼다. 홈런 포함, 피안타 6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7개를 곁들여 실점을 최소화했다.

넥센 타선도 필요할 때마다 한현희를 도왔다. 2회말 김하성의 볼넷과 제리 샌즈의 안타로 2사 2, 3루 기회를 잡은 넥센은 주효상의 천금 같은 싹쓸이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2-2로 맞서던 5회말에는 김혜성이 3루타로 출루한 데 이어 송성문의 희생타로 재역전했다. 안방마님 주효상이 공수 모두에서 투수 한현희를 적극 도왔고 20대 초반 타자들의 활약상도 여전히 돋보였다.

한현희는 6회초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다. 이후 불펜들이 총출동해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냈다. 한현희는 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따냈고,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넥센 불펜은 오주원이 ⅔이닝, 안우진 이보근 김상수가 각 1이닝씩을 책임졌다. 안우진은 탈삼진 2개, 이보근은 8회초 무사 2루 위기에서 거포인 한동민과 최정, 로맥 세명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마무리 김상수는 9회 마지막 이닝에서 나주환과 이재원을 뜬공으로, 김동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반면 지난 1·2차전에서 홈런 7방을 몰아치며 넥센을 벼랑 끝으로 내몬 SK 타선은 이날도 홈런으로만 2점을 내는 등 여전한 파워를 자랑했다. 하지만 무리한 주루플레이와 매끄럽지 못한 수비, 더블플레이 등 세련되지 못한 경기력으로 인해 무릎을 꿇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홈팬들과 한 경기를 더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공수에서 안정된 활약을 보여준 포수 주효상에 대해서는 4차전에도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31일 시리즈 4차전 선발로 넥센은 이승호를, SK는 문승원을 각각 낙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