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 3분40초에 1건… 하루 399건 발생

입력 2018-10-31 04:03
“매형, 바쁘세요?” 지난 4월 A씨는 여동생의 남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안부 인사를 묻던 그는 “급히 송금할 게 있는데 갑자기 공인인증이 안 된다”며 “96만원을 대신 입금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이름 등은 모두 매부 계정과 똑같았다. 의심 없이 돈을 보냈던 A씨는 나중에야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됐다. 범인은 이런 식으로 16명에게 3100만원을 가로채 검거됐다.

경찰청은 30일 ‘사이버 위협 분석 보고서’를 내고 올해 3분기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가 총 10만8825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만1653건)에 비해 약 7.1% 증가한 수치다. 하루 399건꼴로 대략 3분40초마다 한 건씩 범죄가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높았다.

‘인터넷 사기’는 8만2716건을 기록해 전체 사이버 범죄의 76.0%를 차지했다. 허위 글을 게시해 돈을 이체 받거나 가짜 안전거래 유도, 가짜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는 식이다.

문자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 친구를 사칭하거나 문자 메시지로 지인을 가장한 ‘피싱’ 범죄 피해건수는 올해만 1195건(9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상대방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100만원 이하의 돈을 요구하면서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는 핑계를 대며 전화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주로 활용됐다. ‘이메일 무역사기’(269건)도 120.5% 증가했다.

사용자 몰래 PC나 서버에 가상통화 채굴용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기기를 공격하는 범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2배 이상(144%) 증가했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는 범죄도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건수보다 3배 많았다. 반면 가짜 금융기관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파밍’(183건)은 전년 동기 대비 89.2% 급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