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9)] 통일한국세움재단 신대용 이사장

입력 2018-10-31 00:01
신대용 (재)통일한국세움재단 이사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간 펼쳐온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통일은 무기로 하는 게 아닙니다. 감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10년 넘게 북한 동포들을 도와온 (재)통일한국세움재단 신대용(74) 이사장의 말이다. 재미교포인 신 이사장은 미국 방산기업 DSE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다. 앤드루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인권운동가와 가까이 지내며 국제평화운동에도 참여했다.

통일운동에는 2015년 통일한국세움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본격 뛰어들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통일운동을 펼치는 그를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났다.

신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통일은 감동으로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은 지리적으로 막힌 게 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한국인 고유의 특질인 ‘정’을 살려 북한 주민을 아픈 가슴으로 안아야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방산기업을 운영하며 알게 된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교류하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및 경제 상황을 접했다. 동족의 아픔을 못 본 척할 수 없었던 그는 2006년부터 북한 양강도와 자강도 지역 5세 미만 영유아와 고령층에게 특수영양식을 전달하는 대북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 뇌수술로 사경을 헤맬 당시 들었던 음성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춥고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란 내용이었다.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던 신 이사장은 이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이고 대북 지원 사업과 통일 준비에 나선다.

통일 준비를 위한 그의 노력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통일 관련 연구 및 통일 분위기 확산, 통일 준비 교육 등의 활동을 펼치는 재단을 후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년 전 애틀랜타에 ‘한반도 통일전략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내 통일 열기 확산에 힘쓰고 있다.

신 이사장은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차이를 넘어 기도로 하나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작은 다름을 넘어 연합해 북한 비핵화를 놓고 한목소리로 기도해야 한다”며 “남북통일의 열쇠인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인권 및 생화학무기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를 놓고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한다면 그 가운데 분열된 한국교회도 하나로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에 힘을 싣기 위해 한국에서 이룬 미국의 업적에 감사를 표하는 편지를 백악관에 보내자는 제안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더 열심히 뛰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는 “대선 후보일 때만 해도 트럼프에 대한 불신이 강했다”면서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는 기도가 필요할 때면 대통령 전용기든 어디든 전화를 걸어서 기도를 구하는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그의 기도 멘토에게서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 땅에 선교사를 보내주고 한국전쟁 때 젊은 병사들을 파병하고 전후 복구를 지원해준 미국에 감사하다는 내용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격려하는 편지를 백악관에 보내면 미국에 감동도 주고 한·미 간 갈등의 소지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