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전 교인이 ‘새신자 섬김이’로 가족 같은 사랑

입력 2018-11-01 00:01
우리가꿈꾸는교회 조기연 목사(뒷쪽 가운데)와 교인, 새신자들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교회에서 담소를 나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가꿈꾸는교회 제공

우리가꿈꾸는교회(우꿈교회·조기연 목사)에는 흔히 말하는 ‘새신자반’이 없다. 대신 주일날 새신자섬김이들이 활동한다. 우꿈교회에 새신자반이 없는 데는 사연이 있다.

조기연 목사는 2008년 10월 부자 동네로 소문난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우꿈교회를 개척했다. 땅값이 비싸고 새로운 주민이나 인구이동이 거의 없다보니 인근에 개척 교회들이 없었다. 하지만 조 목사와 교인들은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전도했다. 개척 6개월 뒤 부활절예배에 48명이 참석했다. 예배당 좌석이 부족해 교회이전을 고민할 정도였다.

하지만 호사다마일까. 갑작스런 이사와 요양센터 입원, 지방대 입학 등 소소한 몇 가지가 겹치더니 교인이 30명으로 줄었다. 다시 열심히 전도해 50명이 됐다. 그러나 또다시 특별한 이유 없이 교인이 20명으로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조 목사는 그 원인을 새신자반 부재와 부실한 양육 및 제자교육에 있다고 분석했다. 4주간 새신자반과 12주간 양육반, 3학기 과정의 제자대학을 설치했다. 그리고 ‘교인 제자화’에 교회역량을 집중했다.

문제는 새신자 정착. 새신자들은 새신자반 교육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새신자반 참석을 피하기 위해 식사도 하지 않고 달아나기 일쑤였다. 그리고 이런 교육에 대한 부담이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큰 교회로 이동하곤 했다.

우꿈교회에 맞는 새신자 정착시스템이 필요했다. 조 목사는 세미나와 신학대 등에서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조 목사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다. 온 교인이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3주 만에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조 목사는 더 이상 열정적으로 설교를 할 수 없었다. 많은 프로그램도 가동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만 바라보고 기도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교회가 다시 부흥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실패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적용해도 실패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있는데 교회가 성장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다 내려놓고 내 힘을 빼야 하나님이 일하시는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꿈교회는 여느 교회들처럼 새신자반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 교인이 새신자도우미학교를 수료하고 새신자를 맞는다. 누구도 새신자에게 교회등록을 권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석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편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가족 같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인들은 새신자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

조 목사 부부는 새신자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비록 저렴한 식당 메뉴이지만 식사를 하며 살가운 담소를 나누는 것이다. 조 목사는 이 시간을 통해 새신자의 개인기도제목과 영적 성숙도를 점검한다. 성경읽기를 시작하고 가벼운 기도훈련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법을 안내한다. 새신자들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신앙생활의 기쁨을 처음으로 맛본다. 영적 상태에 맞는 맞춤훈련을 1대1로 시작한다. 새신자 90% 이상이 잘 정착해 12주 양육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