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소비 감소가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시장의 침체를 불러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인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소비를 늘리는 상황에서 외국인까지 국내 소비를 줄여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국내 서비스업이 살아남으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일 발표한 ‘외국인 국내 소비의 변동과 시사점’ 보고서는 국내 소비 중 외국인의 소비 비중이 대폭 늘어나면서 영향력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국내 소비란 내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한 비용을 말한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국내 소비에서 외국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3%까지 이르렀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의 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21.9% 포인트나 됐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 등에서 구매하는 해외 관광객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황이 급변했다. 외국인의 소비는 전년 대비 27.9%나 급감했다. 이는 국내 소비 증가율을 0.6% 포인트나 끌어내리는 효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관광객의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 여파로 한류 관광객이 줄어든 탓에 서비스업 침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음식·숙박업의 영향이 서비스업보다 4배 이상, 서비스 소비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음식·숙박업 불황이 외국인 소비 감소에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국내 소비가 뒷받침한 것도 아니다. 한국인의 국내외 소비를 합친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2%대에서 하반기에는 3%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국내 소비보다는 국외 소비가 늘었다. 한국인의 지난해 국내 소비는 전년(2.1%)보다 0.3% 포인트 늘어난 2.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세종=신준섭 기자
외국인 소비 급감 직격탄 맞은 국내 서비스업
입력 2018-10-29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