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김민지(25·여)씨는 하반기 취업을 위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자기소개서 준비, 면접 준비 등에 30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다달이 12만원씩 내는 영어회화 수강료까지 포함하면 김씨가 올해 취업을 위해 쓴 돈은 최소 150만원이다. 김씨는 29일 “최근 대기업에 합격한 스터디 회원은 취업을 위해 300만원 가까이 썼다. 사교육비를 들여서라도 취업이 빨리 되는 게 돈을 아끼는 길”이라고 말했다.
직장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데 김씨처럼 취업을 위해 사교육비까지 들여 이중고를 겪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1년 안에 구직 경험이 있는 회원 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취업을 위해 사교육에 돈을 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들인 사교육 비용은 연 평균 342만7960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취업 사교육 항목은 영어회화였다. 영어회화를 위한 학원비, 과외비 등에 연 평균 61만3672원이 쓰였다. 1회 수험료가 4만원대인 토익, 급수에 따라 최대 10만원대에 이르는 중국한어수평고시(HSK) 등 어학시험 응시료에 연간 53만6380원씩 나갔다. 디자인 등 직업훈련 교육에 들어간 비용은 51만2839원, 자기소개서 첨삭이나 컨설팅 비용 41만3289원, 각종 자격증 준비 비용은 38만4840원이었다.
취업 준비생들이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사교육에 쓰는 것일까. 조사 결과 ‘구직 보조수단으로써 효과적’(39%) ‘구직 기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33%)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취업 사교육에 대한 반응에서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71%나 됐다. 하지만 사교육비 지출 경험이 있는 구직자 가운데 합격한 사례는 이번 조사 결과 27%뿐이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부식비와 스터디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포함하면 취업을 위한 기회비용은 조사된 수준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구직 기간을 줄이기 위해 사교육에 의지하게 되는 지금의 취업 풍토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취준생 사교육비 연 평균 342만원
입력 2018-10-29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