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회장·행장 겸직’ 지배구조 논의 연기에 지주회사 전환 ‘주춤’

입력 2018-10-28 19:01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이 주춤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겸직 논의가 다음 달로 미뤄졌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은행장의 지주회사 회장 겸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인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튿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회장의 행장 겸직 여부 등 지배구조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회장 후보는 다음 달 2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26일 열린 정기 이사회는 지주회사 회장과 행장의 겸직 문제를 논의조차 못했다. 금융권 안팎에서 ‘관치’ 지적이 불거지면서 전체적으로 지주회사의 전환 일정이 틀어진 모양새가 됐다. 금융 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같은 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지배구조와 관련) 회장이든 행장이든 정부가 누구를 시키려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낙하산’이라고 평가받는 인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주주로서 책무이기 때문에 의견을 갖는 게 타당하다.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관련 의견을 어떻게 전달할지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 산하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18.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설립 예정인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상법에 따라 이사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한 주식이전계획서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으면 된다. 우리은행 주주총회는 12월 28일 열릴 예정이다.

지배구조와 관련해 우리은행 이사회 안팎의 대체적 분위기는 ‘현 손태승 행장을 후보에 포함해 지주회사 회장을 선출하고, 결과적으로 겸직 여부를 결정한다'는 쪽에 가깝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겸직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우리은행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경영 안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우리은행 노조도 같은 명분으로 겸직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현재 지주회사 회장 후보로 손 행장을 포함해 10여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