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통신’ 속도 내는 이통사들

입력 2018-10-28 19:13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연이어 ‘탈통신’을 외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무선통신 분야의 부진이 길어지자 사업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특별 강연에서 “KT 통합에너지 관리플랫폼 ‘KT-MEG’을 토대로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KT-MEG은 빅데이터로 전기·태양· 열·가스·물·바람 에너지를 분석해 관련 비용을 절감시키는 통합 솔루션이다.

KT는 KT-MEG에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에너지 사업을 확장해 왔다. KT의 에너지 사업 매출은 2016년 약 450억원에서 올해 약 2800억원까지 뛸 전망이다. KT그룹은 스마트에너지 시장에서 2020년 5000억원, 2022년 1조원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SK텔레콤은 26일 정보보안회사 SK인포섹을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히며 그룹 내 보안사업을 SK텔레콤으로 결집시켰다. 기존 물리보안 자회사인 ADT캡스 및 NSOK와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미디어·AI·커머스 등 다른 비통신 분야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보강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고 그 아래 핵심 자회사들을 두는 형태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의 탈통신 경향은 이번 주 발표될 실적에서도 드러날 전망이다.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할 예정이다. 무선통신 사업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하향세를 이어온 데다 신사업 투자비용을 늘린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