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엔터테인먼트주의 주가 추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는 리포트(보고서)를 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하는 이례적 사건이 발생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해당 보고서가 공매도를 불러왔다”며 금융 당국이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JYP 엔터테인먼트에 75만5000여주(250억여원)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최근 1년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3만2000여주에 불과한데 평소의 20배를 훌쩍 넘는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 주가는 20%나 빠졌다.
투자자들은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의 보고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장 개시 전에 배포된 리포트를 통해 JYP 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86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그가 16일 내놓은 전망치는 100억원이었다. 이 연구원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정했는데도 3분기 실적이 다소 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면서 대량의 공매도가 발생했다는 게 투자자들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인 25일 보고서를 통해 사과했다. 전날 보고서는 이익 추정치를 조금 더 보수적으로 추정하기 위한 것일 뿐 연예기획사 시장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게 전혀 아니라는 취지다. 이 연구원은 “의도치 않은 대규모 공매도의 트리거(방아쇠)가 된 전날의 리포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향후 2년 내 연예기획사보다 더 좋아질 산업이 국내에 많지 않다. 주가 역시 오를 것으로 믿고 있고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앞서 이 연구원이 3분기에 JYP 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가 약 일주일 만에 전망을 낮췄고, 다시 하루 만에 사과 보고서를 낸 일련의 과정이 석연찮다고 지적한다. JYP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3일까지 가파르게 올라 고점 논란도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 이상거래 흐름이 있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전후 사정을 따져봐야겠지만, 리포트 때문에 공매도가 급증했다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JYP 엔터테인먼트株 공매도 사태’ 초래한 애널리스트, 하루 만에 “시장전망 나쁘게 안봐” 사과
입력 2018-10-25 18:42 수정 2018-10-25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