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위해선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가 힘을 합쳐 대북선교 및 통일국가 수립 전략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복음화를 위해선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북한 지도층의 마음을 얻은 뒤 사회 경제 정치 순으로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하충엽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장은 25일 서울 구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7회 목회자통일준비포럼’ 기조발제에서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뤄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한 구심력이 돼야 한다”며 “구한말 기독교인이 다함께 모여 독립을 외쳤듯 한민족 그리스도인도 통일을 위해 뜻을 모으고 정책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경우 디아스포라들이 뜻을 모아 독립국가를 세웠다”며 “이는 통일국가를 세울 때 한반도 밖에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들과 통일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는 ‘새로운 통일 환경에 따른 정세 분석’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통일을 위해서는 사회 경제 정치 순으로 통합을 이뤄야 하는데 이보다 가장 먼저는 북한 지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렇듯 톱다운 방식으로 할 때 복음 통일 및 북한 복음화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음 통일이란 복음으로 거듭난 사람이 섬김과 사랑의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그리스도인이 모여 남북 간 갈등 종식을 위해 기도하며 행동한다면 복음 통일의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통일 및 통일선교 원칙과 기준을 망라한 ‘통일선교언약’도 발표됐다. 통일선교언약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난해 10월부터 통일운동에 지침이 될 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통일선교 방식, 통일 과정, 통일 이후 사회통합과 교회의 사명 등이 담겼다.
포럼에 참가한 각국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지도자들은 언약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중국 투먼의 도문교회 박성진 목사는 “한국 주도로 통일이 이뤄질 가능성은 아쉽게도 높지 않은 편”이라며 “하나님 뜻에 따른 통일을 위해서는 재중동포 등 한인 디아스포라교회가 각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한인교회를 대표해 발언한 돈 킴 호산나교회 목사는 “통일선교언약을 보면 통일에 대한 뚜렷한 그림이 떠오를 수 있도록 내용을 더 구체화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숭실대(총장 황준성)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가 주최했다. 포럼에는 미국 호주 중국 러시아 등에서 사역 중인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및 한국교회 지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26일엔 경기도 파주 영락교회 송악기도처 및 도라전망대를 방문하는 ‘통일 필드 트립’이 이어진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북한 복음화, 지도층 마음 먼저 얻는 ‘톱다운’ 방식으로”
입력 2018-10-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