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슬피 부르짖으므로

입력 2018-10-29 00:03

여호수아가 죽은 후 사울이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등극할 때까지의 340여년을 ‘사사시대’라고 합니다. 이 기간 이스라엘 민족은 똑같은 악순환을 여섯 차례 반복했습니다. 그것은 범죄하고 하나님을 진노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압제를 당하도록 한 뒤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부르짖어 간구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어 하나님께서 사사를 세워 이스라엘을 구원하시지만 백성들은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죄를 짓는 일이 반복됩니다. 바로 ‘죄의 악순환’입니다. 그런데 이런 악순환은 비단 사사시대뿐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 전체를 통해 반복됐습니다.

그러면 왜 죄는 항상 반복되는 것일까요. 사사기 2장 10절엔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알지 못한 것이 죄가 반복되는 원인이었다는 것입니다. 왜 여호수아 이후의 세대는 여호와와 여호와께서 하신 일을 알지 못했습니까. 후손들에게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손들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다른 세대’가 돼버린 것입니다. 무엇이 다릅니까. 신앙이 다르고 가치관이 달랐습니다. 당연히 결과도 달랐습니다. 어떻게 달랐습니까. 여호수아 시대는 ‘이방 민족을 정복하는 시대’였지만 이후의 시대는 ‘이방 민족들로부터 정복을 당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면 왜 여호와께서 하신 일을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전쟁을 하느라고 바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변 나라들을 정복하는 것을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것보다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조상들이 차지하고 물려준 기업을 다음세대가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빼앗겨버린 것입니다.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사시대 동안 여섯 번이나 죄의 악순환이 있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340여년 동안 여섯 번만 반역했겠습니까. 사시기에는 웃니엘에서 삼손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네 명의 사사가 등장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열네 번이나 하나님께 반역했다는 것입니다. 실은 더 많이 반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징계를 받았을 때 회개하고 부르짖음으로써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사를 통해 구원받은 것이 열네 번이었다는 것입니다.

사사시대의 이스라엘 민족을 보면서 참 지독한 죄인들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섯 번이나 반복된 사사기의 패턴을 보면서 인간의 죄악보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에 주목했습니다. 14는 완전수인 7의 두 배입니다. 열네 명의 사사가 등장하는 이유를 고민해 봤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하심이 참으로 위대하고 끝이 없으심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요.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사사들을 세우실 때에는 그 사사와 함께 하셨고 그 사사가 사는 날 동안에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대적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 이는 그들이 대적에게 압박과 괴롭게 함을 받아 슬피 부르짖으므로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셨음이거늘.”(18절)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다시 범죄할 것을 아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대적에게 괴롭힘 당하며 슬피 부르짖을 때마다 뜻을 돌이켜 사사를 보내 구원하셨습니다. 비록 자주 죄를 범하는 사람일지라도 진심으로 회개하고 부르짖으면 주님은 용서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긍휼이 많으신 아버지이시기 때문에 자녀가 슬피 부르짖으면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속는 줄 알면서도 용서하시고 구원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악용해 습관적으로 범죄하고 회개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능욕하는 용서받지 못할 죄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수 청담동큰사랑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