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빈(17·뇌병변장애 1급)군의 재활훈련 모습이다. 지난 23일 찾은 서울 강북구 바른걸음재활훈련센터에선 김군이 조준희 바른걸음 운동사의 지도 아래 러닝머신 훈련을 받고 있었다.
조산으로 인해 장애를 갖고 태어난 동빈이는 걷기가 쉽지 않다. 5m 남짓한 실내 트랙을 간신히 오갈 수 있을 정도다. 그마저 장애물이 많은 야외에서는 더 어렵다. 먼 거리를 갈 때는 휠체어나 보조기(워커)를 이용해 이동한다. 김군은 밀알복지재단 등의 도움으로 일주일에 두 차례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달랐던 두 다리의 길이도 동빈이의 걸음걸이를 방해한다. 다리 길이가 다르면 한쪽 무릎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내년 1월에는 양쪽 무릎에 박혀 있는 철심을 빼는 수술이 예정돼 있다.
어머니 김홍련(45·장위중앙교회)씨는 홀로 동빈이를 키운다. 아침에는 동빈이의 등교를 도운 뒤 장애인 활동도우미로 일한다. 김씨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다른 부모를 도우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면서 “꿋꿋하게 일할 것”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그런 동빈이와 김씨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1년여 전부터 시작한 수영이다. 다른 장애가 있는 이웃이 동빈이에게 처음 권했다고 한다. 처음 물속에 들어간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동빈이는 “땅보다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 몸이 더 자유로운 물속에서 동빈이는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순식간에 평영과 자유형, 배영을 익혔다. 각종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땄다. 동빈이는 “기록이 가장 빠른 평영을 할 때 기분이 제일 좋다”면서 “50m 최고 기록이 2분 4초”라고 자랑했다.
수영을 하면서 동빈이는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조 운동사도 “수영을 하고 난 뒤 ‘약속한 운동량을 다 채웠다’며 인증 메시지를 보낸다”며 “수영으로 기초체력이 향상돼 보완운동 없이도 조금씩 바르게 걷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씨 역시 “운동을 하면서 밝아진 성격 때문인지 항상 붙어 다니는 친구들도 생겼다”며 “하나님이 동빈이의 수영을 통해 높은 뜻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빈이의 올해 소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더 잘 걷게 되면 어디를 가고 싶을까. 동빈이는 ‘한강’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한강에서 컵라면을 먹고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며 “보조기 대신 두 발로 친구들과 다시 한강에서 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기적을 품은 아이들’ 9회 차 성금 보내주신 분(2018년 9월 21일∼10월 23일/단위: 원)
△김병윤(하람산업) 20만 △조동환 조원제 송세영 10만 △화정 김선옥 신준호 이윤미 김전곤 임송자 임창태 연용제 5만 △김진수 홍순희 3만 △이정원 노슬기 강영호 2만 △전기오 김진일 사랑 김애선 김명래 1만
◇일시후원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예금주: 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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